일요일에 모처럼 시골엘 갔다.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고향은 언제나 아늑한 어머니의 품속처럼, 아버지의 넉넉한 어깨처럼 푸근하다.지난해보다 흰머리가 더해지신 어머님의 미소. 지피냄새 솔솔 나는 추어탕을한그릇 뚝딱 먹노라니 어머님의 푸짐한 손끝솜씨는 아직도 여전한데 어쩐지애잔하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건 왜일까.밖으로 나가 한폭의 그림같은 산과 들의 모습을 보며 새삼 신의 섭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덩치 큰 아들녀석은 팝콘만 아작아작 씹으며 지금쯤 TV 쇼프로엔 아무개 가수가 나올것이라며 빨리 집에 가잔다. 저 아이들에겐 마음의 고향이란게 있기나 할까? 우유를 숭늉마시듯 마셔대고 피자를 누룽지 먹듯하는요즘 아이들에겐…
북두칠성이 뚜렷한 밤! 그옛날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늦익은 옥수수 알갱이를 씹으며 성터 아지매집 소가 쌍둥이 송아지를 낳았다는 얘기며, 할배생신이 내일이라는 얘기를 들으며 잠들곤 했던 그런 기억들이 나이를 먹을수록생생히 떠올려지곤 한다. 하지만 어릴때부터 자연보다는 TV를 보고 들으며자라난 요즘 청소년들은 나중 어떤 추억을 갖게 될까 하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당장 우리집 아이도 가수니 탤런트, 운동선수 등은 나이가 몇살이고 키가 얼마며 취미가 뭐라는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외우듯이 상세히 알고 있으면서도막상 나에게 아제뻘되는 분에게 아저씨라 부르는가하면 삼년만에 본 사촌여동생보고는 아줌마라고 부르는 등 친족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며 알고싶어하지도 않는 것을 보게된다.
고향의 참맛을 가슴속에 간직한 나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대구시 달서구 성당2동 559의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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