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홀로코스트는 날조 게재 일잡지

아우슈비츠 유태인대학살의 50주기 기념식을 앞두고 '나치의 유태인학살은날조'라고 주장하는 글을 실어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빚었던 일본잡지가 마침내 폐간됐다. 잡지 문예춘추와 주간문춘등으로 알려진 일출판기업 문예춘추사는 자사발행의 월간지 '마르코폴로'가 2월호에 게재한 '전후세계사 최대의 터부-나치 가스실은 소련의 날조였다'는 제목의 글에 대해 유태인단체와이스라엘등의 강한 반발과 함께 대기업광고가 줄줄이 끊기자, 잘못된 기사라고 사죄하는 한편 잡지발행 중단을 발표했다.지난달 발행된 마르코폴로 2월호는 일본국립요양소 하코네병원에 근무중인신경과의사 니시오카 마사노리(38)라는 사람의 글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중독일 나치스의 최대만행으로 기록되고 있는 '홀로코스트'(유태인 대량학살)는 완전히 날조된 사실이라고 주장, 충격을 주었었다.

이같은 글이 실리자 일본내에서도 "독일에서는 아우슈비츠는 거짓이라고 말하는 자체가 범죄"라며 비판이 속출한 것을 비롯, 이스라엘정부는 주일대사관을 통해 문예춘추사에 즉각 항의, 사죄를 요구했다. 또 구미 관련단체들이크게 반발, 파문이 확산됐다. 특히 미국의 유대인단체 '사이먼 위젠탈 센터'는 "이 기사가 아우슈비츠 해방 50주년을 노린 것은 나치즘 희생자와 역사에대한 극악무도한 공격"이라며 "나치 가스살인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무지와 편견을 폭로하는 것으로,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됐어도 일본인들의죽음과 고통이 없었다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몰상식한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이같은 비난에 이어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 칼티에등세계적 기업들이 이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광고제공 중단을 발표, 문예춘추를 궁지에 몰아넣었다문예춘추사는 사태가 급박해지자 지난달말 미 사이먼위젠탈 센터에 대표를 보내 깊은 사죄의 뜻을 밝히는 한편, 잡지발행 중단을통고했다. 이 회사는 또 발표문을 통해 "마르코폴로가 나치의 유대인학살에관해 공정성을 결한 기사를 게재해 유대인사회와 관계자들에게 큰 슬픔과 고통을 안겨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25만부가량 발행돼온 것으로 알려진 마르코폴로는 2월호를 끝으로 폐간케 됐다. 미 위젠탈 센터는 이같은 조치를 환영, 수용함에 따라 사태는 일단락되게 됐다. 양측대표는 2일 오후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회견을 갖고 그간의 경위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문예춘추는 작년 11월 日왕실기사 오보로 사죄한데 이어, JR(일본철도회사) 관련기사도 잘못을 인정해 사죄문을 실은 적이 있어, 이번 잡지폐간으로 신뢰에 더욱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한편 필자인 니시오카는 "6년전 구미에서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을 알고 각종문헌을 샅샅이 뒤져 사실을 확인했다"며 "공정성을 결했다는 것은 나에 대한모욕"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또 "유대인단체가 광고압력을 가하고 문예춘추가 굴한 것은 언론이 말살된 것"이라고 큰소리치고 기사에 대해 정부를 비롯해 여러 압력이 가해져 공포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도쿄·김종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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