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민자당 동을지구당 위원장으로 활동한지도한달여. 그의 등장으로 대구·경북 정치판은 김복동 의원, 박철언 전의원,금진호 의원 등 '노패밀리의 무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친인척지간이지만 정치적으로 갈라서있는 이들은 재헌씨의 정치 입문으로 입장이 더욱 미묘해진 듯하다. 정계 일각에서는 재헌씨를 민자 지구당 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현정권과 소원한 '노패밀리'를 '이이제이'하려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재헌씨의 영입이 '노패밀리'를 더욱 사분오열시키고 운신의폭을 좁히는 절묘한 카드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신민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내분 수습에 고심하고 있는 김복동 의원은노전대통령과 처남매부지간. 육사 11기 동기생에다 하나회의 중심 인사로 절친한 친구사이였으나 12.12사태, 민자당 탈당파동 등 정치적 입장 차이로 누적된 감정의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 같다.
신정때 노전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방문했으나 평소 왕래가 뜸한 김의원은재헌씨의 정치 입문에 대해서도 시기가 이르지 않느냐고 만류했었다. 좀더시간이 지나 노전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느정도 사라질때 자립해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게 좋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 이같이 김의원이 만류한데는 동갑과 동을 지역구를 외삼촌과 조카가 독차지하려고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인 듯하다.
金의원은 요즘 재헌씨가 젊은 패기를 내세워 정치에 성공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정치는 정치, 가족은 가족'이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동갑 지역구에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는 김의원은 요즘 JP(민자당 김종필전대표)의 측근들과 만나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신민당내 동조세력을 규합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노전대통령의 처고종사촌으로 신정때 연희동 자택에 들른 박철언 전의원도재헌씨의 정치행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본인의 결정으로 정치에 뛰어들었으니 잘 해나가길 바란다"면서도 반민자정서를 순화시키는 한편 김의원과 사면복권을 바라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같다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신민당의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으나 당 일에는 관여하지않은채무 소속이나마찬가지로 활동하고 있는 박전의원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재개를위한 중량감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범야권 통합을 이루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지난1월 공식적인 첫 모임을 주선한 박전의원은 박준규 전 국회의장으로부터 신당참여를 적극 권유받고 있지만 범야권 통합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그러나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할 듯하던 인사들중 일부가 민선시장에 출마할뜻을 밝히고 있고 JP신당 참여에 적극적인 등 변수가 많은데다 재헌씨의 등장으로 혼선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한편 노전대통령의 동서인 민자당 금진호의원(영주· 영풍)은 김의원이나 박전의원과 달리 관계가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노패밀리'의 이같은 관계에 대해 재헌씨는 '정치적으로는 모르지만사이가나쁘지는 않다'면서 다들 대구의 발전을 위해 잘 할 것이며 자신은 위원장직무를 수행하는게 급하다고 말했다.
조만간 아버지집인 동구 지묘동 팔공보성타운에서 나와 지구당 사무실 근처로 집을 옮겨 독립할 작정인 그는 요즘 지역주민들을 만나 인사하는데 열심이다. 앞으로는 지구당 조직 정비 등 중요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갈 계획이라고한다. 재헌씨의 입당은 최재욱의원이 중간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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