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는 더이상 신세대가 아니다. 신세대는 이제 한물 간 '쉰세대'. 신세대의 뒤를 이었던 X세대도 새로이 추격해온 트윈X세대에게 밀려나고 국민학교에서는 Y,Z세대가 속속 커오고 있다.한때 신세대에 대한 사회학적 논쟁이 뜨거웠지만 정작 신세대는 자신들이 도마에 올랐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신세대논쟁은 주인공이 빠진구경꾼만의 걱정반, 시샘반의 말잔치가 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슬그머니 꼬리를 감췄다.
그 사이, 신세대는 일부 '철없는(?) 대학생'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고등학생,중학생 등 청소년을 포괄하는 용어가 돼버렸다. 청소년들은 이제 고유명사가아니라 보통명사가 되어버린 신세대를 거부하고 X세대라는 말로 자신들을 차별화시키기도 한다.
신세대의 여러가지 특징 중에서 기성세대를 당혹하게 하는 특징은 비신세대들과의 단절이 꼽힌다.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장수하고 있는 개그시리즈는 '썰렁이시리즈'.'썰렁이'에 앞서 방송을 탔던 '면박주기식 개그'도 청소년들과 같이 웃기엔예의를 차리는 어른들로서는 찜찜했는데 '썰렁이'는 그야말로 '최소한의 문법'조차 파괴한 불가해개그.
기성의 모든 것에 대한 부정으로 자기만의 문법찾기에 열광하는 신세대에게는 '썰렁이'가 더없이 친근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에게는 그들과의단절을 의미할 뿐이다.
그래서 청소년문화는 고립으로 치닫고 있다.
2월14일은 대부분의 중고교 졸업식날. 기성세대들에게는 단절감만을 확인시켜주는 청소년들과 한 교실에 섞여서 3년을 같이 보낸 정모씨(42 구뜀복현동)가 막내동생같은, 큰조카같은 동급생들과 헤어지는 날이다."중학교를 졸업한지 25년만에 비록 공고야간부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됐습니다. 스무살도 더 차이가 나는 동급생들과 한 교실에서 생활하다보니 그들을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담임교사의 말을 빌리면 정씨는 반선생님. "같은 말을 해도 아이들이 내말은선뜻 받아들이려 하지 않지만 정씨가 얘기하면 쉽게 이해해요. 그래서 정씨의 힘들 빌려서 아이들 혼도 내고 타이르기도 했지요"
결국 신세대들은 기성세대의 경험이나 논리를 거부하는게 아니라 '무조건'기성세대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제가 생각하기엔 어른들이 제대로 청소년들 얘기를 들어준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어릴때부터 윽박지르기 교육을 받고 커온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대화로써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물론 힘들지요. 그러나 이 길 밖에는방법이 없는 것 아닙니까" 정씨가 3년간 같이 부대끼며 그 속에서 찾은 해법이다.
"저는 3년간 학과공부도 많이 했지만 또 하나 크게 배운 건 청소년들과 얘기하는 법을 익혔다는 겁니다. 이제 중학교에 다니는 제 아이들을 이해할 수있을 것 같아요"
청소년문화와 기성세대의 벽을 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른들이 키를 낮춰그들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평범한 이야기를 정씨는 '3년간의 실전경험'을 통해 설득력있게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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