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모방이다'라는 견해는 오랜 역사동안 예술가들의 의식을 장악해왔다. 그것은 '예술은 표현이다'라는 이론으로 대체되어 오늘날까지 '표현과재현'이라는 논쟁을 일으키고 또 '추상'과 '사실'과 같은 여러 예술 유파를낳기도 했다. 어떤 장르를 막론하고 예술가는 외적상태의 반영인 '재현'이아닌 내적상태를 반영하는 '표현'을 위해 고민하고 허탈해 하며 때론 안도의 한숨을 쉬지 않았던가. '표현'은 작가 내면생활의 표현으로써 고유의 작가정신인 만큼 작가 나름대로의 우월감일 수도 있겠다.그러나 오늘 문득 '자연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면…, 자연처럼 움직일 수있다면…'하는 생각과 함께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예술은 없다는 것을 느낀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새의 군무는 어느 안무 형식보다 다채로운변화와 질서를 갖고 있었고, 철저한 힘의 법칙에 따른 그들의 움직임을 우리가 어떻게 따라 할 수 있겠는가! 산 언덕에 서있는 겨울나무의 당당함과 강인함을 어떤 색채로 형상화할 수 있겠는가. 뿌리를 드러내고 잎도 없는 마른가지로 비뚤게 서 있지만 어떤 바람도 견딜수 있는 고고한 자만심으로까지보여진다. 그 뿐인가. 방안에 있는 한갖 연약한 '춘검란(춘검란)'에서도 자연의 표현은 강인하게 느껴진다. 줄기가 그리는 곡선과 직선은 섬세한 아름다움과 굳건함을 함께 표현하고 있어 어떤 춤과 유사할 수 있을까 싶다.인간은 늘 자연을 통해 배우고, 그 섭리를 따르지만 오늘 더욱 위대함을 느낀다. 영혼을 쉬게하는 자연이 있어 다행스러우며, 산을 향해 나있는 나의창문들이 더욱 보배롭게 느껴진다.
〈무용가·효성여대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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