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잦은 분쟁 속수무책

정치와 인종 그리고 종교분쟁으로 찌든 파키스탄의 베니지르 부토총리 정부가 끝없는 불안으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부토총리 정부는 지난 93년 미국 뉴욕세계무역센터빌딩 폭파사건의 용의자로지목된 이라크인 람지 유세프를 체포해 지난주 미국으로 보낸 것을 계기로분쟁에 방황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바꿀려고 애쓰지만 국내갈등은 깊어만가고 있는 것이다.

2년이상 치안을 맡던 군대가 지난해 11월 철수하고 경찰이 대신했으나 거리는 거의 매일 총격전이 벌어지거나 회교도들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아 인구천만이 사는 상업도시 카라치시경우 지난해 1천명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또 경찰력의 한계와 수많은 종파와 파당들의 공격으로 지난 한해동안 1백명이상의 경찰이 살해됐으며 최근 두달동안에도 2백명이상의 시민들이 희생됐다.

게다가 지난 47년 인도와 분리된뒤 인도출신의 이민회교도들인 모하지르의대표단체인 모하지르콰우미운동(MQM)소속 지지자들이 정부보안군들과 잦은전투를 벌이면서 자신들이 다수파를 이루는 카라치시의 선거를 요구하며 잦은 시위와 분쟁을 일으켜 치안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는 것이다.이와 함께 이들 회교도단체가 다시 호전적인 수니파와 시아파로 분열돼 경찰과 전투를 벌이지 않으면 두단체가 서로 총격전을 주고받는등 부토정부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5일에도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세력이 바불 회교사원에서 저녁기도를 올리던 신자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해 9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을 입기도했다.

또한 13일에도 MQM사무실에서 상대파벌에 의한 총격전이 벌어져 10명이 살해되는등 회교금식 기간인 라마단중임에도 크고작은 종교단체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편승한 무장갱들도 활개를 펴 마약거래와 총기소유확산등 각종 불안요인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때문에 카라치의 밤거리는 인적이 끊기고 사원에서의 예배의식참가가 중단되는등 갈수록 황량한 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이러한 불안한 정정은 외국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막대한 외국자본은다른 아시아국가로 쏟아부어지는등 부토정부는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형편이다.

카라치의 유명기업가인 야쿠브 카림씨는 "우리는 재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한탄하며 안타까워 할 뿐이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회교도들의 갈등은 더욱 깊어져 국제사회의 평화위협과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정인열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