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중반 이후 주춤했던 향토중고유도가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들어서면서부터다.70년대 학생유도의 강세는 한상봉선생과 마동철선생으로부터 비롯된다.중앙중학교 유도부를 지도한 한상봉선생과 계성고 최강신화를 이룩한 마동철선생이 각각 '스타제조기'와 '우승제조기'로 통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80년대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에서 일본을 누르고 세계무대를 휩쓴 안병근 김재엽 이경근 등 지역출신 선수들 대부분이 중앙중-계성고를 거친 것만 보더라도 두사람의 별명이 공연한 것이 아님을 알수 있다.
60년대 후반 지역의 중학유도는 급격한 실력성장을 보였다.영신중은 구회영을 비롯, 이판수 성기정 나호전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하면서 68·69년 전국체육대회 2연패에 이어 69·70년 전국학생유도대회마저 2연패함으로써 전국명문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오랜 침체에 빠져있던 계성중이 가세, 영신중과 경합을 벌이며 지역중학유도를 전국최강으로 끌어올린다.
영신과 계성이라는 강호들 틈에서 중앙중이 중학유도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한상봉선생의 지도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70년대 중반부터다.당시 국교생들 가운데 체격조건이 좋고 재질이 있는 선수들을 발굴, 계성과영신을 제치고 중앙중학교에 입학시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그러나 선수들에게 쏟는 그의 정성과 노력은 점차 주위로부터 신뢰를 받기시작했고 이때부터 중앙중은 전국우승의 전력을 쌓아나간다.이양모씨(대구유도회 사무국장)는 "한선생은 유도인들 사이에서는 스카우트의 귀재로 불리고 있습니다. 재능있는 어린선수들을 찾아 기초부터 가르치는그의 남다른 정열이 지역고교유도가 전국최강을 달리는 밑거름이었다고 할수 있지요"라고 말한다.
한상봉선생이 중앙중에서 유도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66년부터다.고교때 뒤늦게 유도를 시작, 선수로서의 꿈을 펼치기에 늦었다고 생각한 그는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유도대를 졸업한 66년 중앙중교사로 부임, 유도부를 맡으면서 그의 유도인생은 새롭게 시작됐고 지도자로서 그의 명성은 점차 높아졌다.안병근 이경근 김재엽 김병주 등 이름만 대면 알수있는 향토출신 선수들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는 중앙중 부임이후 지금까지 전국대회 단체전 33회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70년대 중앙중에서 실력을 쌓은 선수들은 대부분 계성고로 진학, 마동철 선생을 만나게 됐다.
계성고는 전통적인 유도명문이었지만 50년대 이후 전국무대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다 70년대 들어서면서 새롭게 부상했다.
69년 제50회 전국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전국무대에 다시 등장한 계성고는 70년 51회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후 72년까지 전국체전 3연패라는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과거의 명성을 회복했다.
이같은 계성의 강세에는 마동철선생의 과학적인 지도가 뒷받침돼 있었다.60년 대구농고 유도부 주장을 맡으며 대구농고 유도부가 강호로 성장하는데주역이 됐던 마동철선생은 유도대를 졸업한 후,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69년 계성중 유도부를 맡았다가 70년 계성고 유도부를 지도하면서 그의 우승신화는 시작됐다.
70년 춘계연맹전에서 계성고는 27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맛본 후 전국체전 3연패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는 "계성고 유도부가 그같은 성적을 낼수 있었던 데는 선수들의 분발덕분이지만 이전까지 유도부를 맡아 꾸준히 실력을 다져온 금동진선생의 공이 컸습니다. 중앙중학교 한상봉선생으로부터 좋은 선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계성고신화의 밑거름이 됐지요"라고 기억했다.
계성고의 우승신화는 80년대 들어 전 국민의 관심거리가 됐다.안병근 이경근 김재엽 등 77년부터 79년까지 중앙중학교 전성기구가의 멤버들이 계성고에 입학하면서 중앙중의 전성기는 그대로 계성고로 이어진다.계성은 80년부터 82년까지 전국대회 16연속우승이라는 유도사에 유례없는 기록을 남긴다.
계성고가 영구보존하고 있는 우승기만 춘계연맹전(3연패) 성곡기(4연패) 대한유도회장기(3연패) 우수고교초청대회(3연패) 대통령배(3연패) 등 5개.마동철선생의 회고다.
"연습때나 시합때나 정신무장을 강조했습니다. 당시에는 선수들 스스로가 연습에 더 열심이었으니 기술훈련이든 체력훈련이든 진행이 수월했지요. 병근이 경근이 재엽이 등은 아침훈련전에 저희들끼리 벌써 앞산까지 구보를 하고올 정도였으니까요"
중앙중과 계성고의 무적신화는 한국유도의 세계제패로 이어졌다.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안병근 은메달의 김재엽 황정오 서울올림픽에서금메달을 딴 김재엽 이경근 등이 모두 중앙-계성 출신.
이는 유도의 본고장으로 통하며 전국유도를 이끌어온 향토유도가 세계유도의중심으로 우뚝 서는 쾌거였다.
영남대 박성규교수는 "선수들의 빛나는 우승 뒤에는 언제나 지도자들의 숨은노력이 있습니다. 한상봉 마동철 두 선생이 선수들에게 쏟은 피와 땀은 향토유도가 세계제패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고 할수 있지요"라고 설명했다.〈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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