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새로운'것에 대한 요구가 봇물 터진듯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신한국'건설이니 '개혁'이니 '세계화'니 하는 이데올로기적 구호들이 다 이런 반열에 속하는 몸부림들이다. 신사도 새것을 좋아한다는데 하물며 수천만을 다스려야 할 정부야 말해 무엇하겠는가.*새로움에 대한 요구*지나온 과거와 지금이 질적으로 전혀 다를뿐만 아니라 현재가 오히려 더욱밝고 바람직한 정치가 행해지는 때라는 것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권력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그보다 더 나은 방책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5공이 들어섰을 때도 소위 사회정화운동을 전개한 적이 있었고, 6공때는대통령이 손수 가방을 들고 다닌다거나 돼지 삼겹살과 소주로 '보통사람'들을 청와대 잔치에 불러 모으는 새로운 패션들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 모든것들이 실은 신동엽 시인이 읊은 빈 '껍데기'들과 다를바 없었음은 물론이다.
문제는 추하고 보기싫은 것을 비단으로 감싼다고 해서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 추함과 역겨움을 진정으로 깨끗이 씻어냄으로써 비로소 새로워질 수있다는 사실이다. 이럴때 그 새로움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리고 우리는 그새로움에 자발적으로 머리를 숙인다. 복잡할 것 없다. 이것이 참다운 정치적권위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씻어내야*
정치인은 나아갈 때와 들러갈 때를 잘 살펴야 한다고 옛 선인들은 타이르고있다. 정치란 원래 모순 그 자체다. 수많은 인간들을 참다운 행복으로 이끌어야 할 숭고한 사명을 띠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또수많은 사람들을 기꺼이 희생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이 어쩌면 정치의마력인지 모른다. 그래서 진정으로 자신의 영혼을 깨끗이 지키기 위해 정치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애쓰다가도 어느 순간에 이 정치의 진흙탕 속에 곤두박질쳐 버리고마는 사람들도 생기게 된다. 정치는 건설과 파괴라는 야누스적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정치인이 건설을 빙자한파괴자인지, 또는 정반대로 파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건설에 매진하는사람인지 하는 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
김종필씨는 몇 번의 정권과 몇 번의 '공화국'이 바뀌었는데도 30년 이상이나권력의 중심부에서 맴돌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이 따라서 변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것은 대체로 국민에게 인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국민을 지역감정의 인질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현 정부에 의해서도군사쿠데타로 공인받은 5.16의 제2인자로서 그는 숱한 비리와 불법에 연루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잘못을 한번도 시인한 적이 없다. 오히려 지난날의 업적과 과거와 현재와의 지속성만을 열렬히 강조하고 있을 따름이다.시대는 엄청나게 변하였으나 그는 변한 것이 없다. 19세기적 사고방식으로21세기를 맞이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반성문 대신 출사표*
이러한 김종필씨가 또다시 '새로운'정당을 만들려고 한다. 구태의연한 보수적 기득권 인사들을 동원하여 또다시 골목대장식 정치흥정에 나서고 있다.반성문이 필요한 시대에 그는 거꾸로 출사표를 쓰고 있는 것이다. 때묻은 몸에 새옷을 걸친다고 해서 과연 새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인가.이제 국민은 자신을 심판하려는 자들을 심판해야 한다. 자신이 더이상 권력의 단물만을 열심히 뒤쫓는 구시대적 낙후세력들의 포로가 아님을 단호히 선언해야 한다. 특히 충청도와 경북 주민들은 이러한 자기해방의 중심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김종필씨의 당은 신당이아니라 구당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1960년대식이 아니라 1990년대적정신이다. 요컨대 파괴가 아니라 진정으로 새로운 건설을 우리는 추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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