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참회와 용서

지난 92년 가톨릭대상 사랑부문 수상자 서윤범(로사리아)할머니는 91년 10월19일 세상을 온통 들끓게했던 '여의도차량 질주사건'때 숨진 여섯살바기윤가브리엘의 할머니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를 죽인 범인(김용제)을 원망하는 대신 신앙을 통해 사랑으로 승화시켰다.용제가 세상을 원망하며 무차별 범행을 저지른 것은 그만큼 사회가 그를냉대했던 결과 라고 하면서 감옥에 있는 범인을 위해 솜옷과 사식, 영치금을넣어주었고 면회도 자주 갔다.

사형이 확정된 용제군이 무기수로 감형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거기에 감화를 받은 용제군은 옥중 세례를 받고 세상에 대해서 참회하고 있다.5명의 무고한 시민을 납치 살해하고 시체를 소각한 만행을 저지르고 체포되었던 지존파 두목 김현양이 형사반장에게 보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고있다. 저희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영령을 위해서 참회의 기도를 드리며 지금은 후회와 뉘우침으로 하느님께 용서를 빌고 있습니다. 어떤 아저씨들은 주일마다 오셔서 영치금과 편지를 보내주고 셔츠 양말도 무수히 받았어요. 글로 표현은 못하겠지만 저는 행복한 놈이예요. 마지막 삶에 사랑을너무 많이 받아 기쁩니다. 또 쓰겠습니다

여의도 질주사건의 김용제나 지존파두목 김현양이 저지른 만행은 더불어 잘살아야할 이 세상이 불평등과 편견으로 가득찬데 대한 일종의 반란이었다.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손에 죽은 영혼들에게 진정으로 참회하며 사랑을 느꼈음에 감사한다. 참회하는 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진정한 용서와 사랑이 그뒤에 숨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죄는 미워하되 인간을 미워해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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