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 소항쟁 리투아니아 빨치산 처형

주민들의 휴식장소로 각광 받던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시의 루스쿨레나이공원이 과거 소련 지배당시 KGB의 공개 처형지인 동시에 처형자들의 무덤으로 밝혀져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지금까지 발견된 시체는 5백여구이며 그 숫자는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이 공원은 냉전시대 당시 소련에 대항했던 리투아니아 빨치산들을 비밀리에 처형하던 장소였으며 그 유해까지 매장했던 곳.

이 공원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90년 리투아니아가 독립하면서 이곳에주둔하던 KGB리투아니아지부가 급히 떠나면서 미처 챙기지 못한 귀중한 비밀문서때문이다.이 문서에는 7백80명의 처형자명단이 적혀 있으며 발굴된 유해중에는 KGB에의해 체포된후 행방불명된 신부 블라디미라스 글레비시우스의유해도 포함돼 있다.

지난 40년 리투아니아는 소련에 합병,2차대전때는 독일에 점령되었다가 다시소련에 귀속됐으며 이때부터 리투아니아인들은 서방의 지원아래 소련에 끈질긴 독립투쟁을 벌였다.그러나 냉전체제가 굳어지면서 리투아니아인들의 투쟁도 보람을 찾지 못했다.

스탈린은 자신의 친위대를 지휘해가며 리투아니아 빨치산들을 찾아내 이같은루스쿨레나이 공원 또는 비밀장소에서 무참히 학살했고 처형된 시체는 마을광장에 전시까지 했다.전시된 시체에 동정심을 보이는 리투아니아인들은 시베리아나 험한 오지등으로 강제 이주당하기도 했다.

당시 희생된 빨치산들은 지금 독립과 함께 리투아니아의 영웅으로 추앙받고있으며 리투아니아정부는 공원의 유해발굴이 마무리되면 이곳에 기념비를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일부 소련에 대항했던 사람들중에는 나치에 협조한 부역자들도 있어 공원기념비에 새겨질 문구로 기념비사업 관계자들은 고심하고 있다.이러한 역사적 허물때문에 리투아니아정부는 지난 91년과 92년에 걸쳐 전세계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적도 있다.또한 리투아니아정부는 KGB가 남긴 문서를 바탕으로 리투아니아인을 학살한당시 소련관계자들을 색출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작업은 그렇게 기대를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조사한다면 망명자소환등 엄청난 노력과 심지어 외교분쟁마저 일으킬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모스크바·송광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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