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모가 자식살해...우리사회 어디로 가나

○…대구수성경찰서 직원들은 21일 새벽 3남매 살해사건의 범인이 아버지 김광년씨(38)로 밝혀지자 "가정불화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새삼깨달았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김씨는 경찰에서 3남매의 얼굴이 가출한 아내의 모습으로 보여 살해키로 결심했다고 진술.

김씨부부는 81년 결혼이후 갖은 갈등과 빈번한 부부싸움을 벌여왔으며 이에따라 김씨의 아내는 수시로 가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관계자는 범인 김씨의 살해수법의 잔인함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고.

김씨는 3남매를 경북 경산시 백천동 속칭 뱀사골로 유인한뒤 맏딸 혜정양을목졸랐으나 숨지지 않자 흉기로 다시 목을 찔러 숨지게하는 잔인함을 보였다는 것.

김씨는 이어 둘째 미화양과 셋째 승일군을 같은 수법으로 차례로 살해.○…3남매 살해사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군 사건에 이어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사건이 또 일어나다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한탄.

이들은 박한상군 사건 이후 사회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도덕성 및 인간성 회복운동은 결국 구두선에 불과했다며 한숨.

○…경찰로부터 남편 김씨가 범인으로 확인됐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수성서로달려온 부인 김모씨(32)는 끝없이 이어지는 통곡으로 심정을 토로."이미 짐작했던 일 아니냐"며 형사들이 김씨를 달랬으나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

이를 지켜보던 한 형사는 "부부가 조금씩만 서로 양보하고 화해했으면 이런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범인 김광년씨가 대구수성서 형사계로 들어오자 수십명의 기자들이 전쟁을 방불케하는 취재경쟁을 벌였으나 형사들의 비협조로 별무소득.이승웅형사계장은 "지존파사건이후 패륜범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인터뷰 할수없도록 방침이 내려왔다. 범인을 설득할때 언론과 직접 만나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변명.

○…사건발생 이후 계속 태연하게 범행을 부인해오던 범인 김씨는 경찰의 집요한 설득과 추궁끝에 20일 오후부터 범행일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고.수사를 맡은 한 형사는 "3남매가 실종된지 한 달이 다되도록 목격자가 없는것으로 미뤄 범인은 아버지로 거의 확신했었다"며 "김광년은 끈질긴 추궁을당하자 '죄송하다 '고 눈물을 흘린후 범행일체를 자백하기 시작했다"고 당시상황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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