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제력상실 중앙지도부

등소평이 정치권의 막후로 내다앉으면서 중앙지도부의 통제력을 상실한 중국이 급속한 지방왕국화로 치닫고 있다.이에따라 지방정부가 하나의 독립왕국화되면서 중앙지도자가 지방에 시찰나가 바보취급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지난해 9월 오방국중앙서기가 흑룡강성 하얼빈에서 성간부회의를 열었으나절반만 참석하는 창피를 당했다. 또 항공기제조공장을 시찰했지만 마중나오는 지방관리도 없었고 국방부의 허가가 없다는 이유로 생산현장시찰마저 거부당한채 북경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런 사태는 예전에는 생각조차 할수 없던 일로 지방관리들이 중앙서기를 바보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며 중앙지도자들 사이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북경에서는 몇건의 전국회의가 열렸는데 주요안건이 '지방주의 극복'이었다.

강택민 총서기도 지난 전국조직공작회의에서 "현재 지방주의가 심각하다"며"중앙에서 적절한 정책을 세워도 지방이 실행하지 않아 당의 권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방분권화는 광동,광서,귀주등 10개성의 심해 성내에만 통용되는 화폐를 발행하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중앙정부와는 별도로신규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시도하기도 하고 생산확대와 외국투자를 유치해중앙에서 급속히 떨어져 나가고 있다.

정부의 설비투자외 지방단독의 프로젝트에 대해 금융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이를 따르는 지방은 거의 없다.

세수가 중앙으로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많아 93년 국가재정적자가 약 9백억원이던 것이 지난해는 1천2백92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인플레의 한 요소로작용해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4.2%나 상승했다.

중앙과 지방의 대립뿐 아니라 지방간 분쟁도 격해져 군웅할거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해준다.

자기 성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성의 제품을 들여오지 않고, 들여오더라도 높은 관세를 부과해 지역경계에서 군대를 동원하여 위협하는 일도 잦다. 따라서 북경과 상해등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타성 제품을 팔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30개정도의 일급행정구중 절반이 이같이 정치,경제적으로 독립해 하나의 왕국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같은 행정의 지방화와 함께 군대도 지역의 세력들과 결탁해 중앙의 입김을전혀 받지 않고 있다. 중앙은 지방군에게 무기와 장비의 보조는 물론이고 인건비조차 충분히 지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군대가 공장이나 레스토랑,가라오케등을 운영해 군경비를 조달하는 실정이며 일부는 밀수, 독점, 부동산투자까지 일삼고 있다고.

등소평의 사후 이같은 지방왕국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중앙간부들의 고민이다.〈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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