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자동차 문화

자동차란건 참 재미있는 물건이다. 사람이나 물자를 신속하게 대량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주된 역할이지만 그 자동차의 종류나 모양에 따라 소유자의 신분 즉 빈부, 연령, 성격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자동차가 귀했었던 그런 시절에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그 자체가 곧 부와 지위의 상징이었다.자동차가 점차 보편화되어 감으로써 이제는 얼마나 값비싼 차(차)이냐가 그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차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재미난 모습을 보게 된다. 오토매틱, 에이비에스 브레이크, 에어백등과같은 그 차가 가지고 있는 특수기능을 차체나 차창에다 표시하고 있는 모습이 그렇다. 그런 기능들은 편리함이나 안전을 위해 마련된 것이 분명할진대도대체 남에게 내차는 이런이런 기능을 가지고 있소이다, 하고 알려서 어쩌자는 것일까.내 차는 이렇게 안전장치가 잘 되어 있으니 박아도 좋소 하고 다른 차들에게안심하고 운전하라고 친절을 베푸는 것일까. 그런 자랑스런 기능들이 모든차에 다 장착되어 있다면, 또는 아주 값싸게 장착할 수 있다면 그렇게 표시내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내 차에는 이런 값비싼 기능들이 있으니 알아 달라는 허세이고 또 소비자의그런 허세를 자극하는 자동차회사의 얄팍한 상술임이 분명한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것처럼 우스운 것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 우스꽝스런 일이 생산자나 소비자에게 별로 우습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자동차문화는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효성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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