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투금 동양투신 사금융화 위기

유력한 제2금융권 업체로 지역 사회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동양투자신탁과 대구투자금융의 사금융화 문제를 놓고 지역 경제계의 우려가 심각하다.일부 제조업체가 대표적 공금융(공금융)인 이들 업체의 경영권 장악을 위해주식을 비밀리에 사모으고 있으며 이미 위험수위인 20% 가까이 주식을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않기때문이다.〈관계기사10면〉

동양투신의 경우 갑을이 지난해부터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집하기 시작,지난해 3월말 박창호회장과 친인척및 계열사 명의로 3.7%이던 주식보유율을 현재15~20%로 높여 사실상 최대 지배주주가 된것으로 알려졌다.또 조일알미늄도 동양투신의 주식 매집에 나서 지난해 3월말 2.6%이던 주식보유율을 현재 10~15%까지 높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납입자본금 3백억원(총주식 6백만주)의 지방 투신사인 동양투신은 지난 89년설립당시 지역 상공인들로 구성된 출자자조합에 50%,지역 주민에 50%의 주식이 배정됐었다.

갑을과 조일알미늄은 출자자조합 상공인의 주식을 인수하거나 채권수집상을통해 일반인의 주식을 사들여왔으며 지역의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주식 소유자의 명의는 바꾸지않고 있는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 업체의 매집 경쟁으로 액면가 5천원인 주식값이 지난해 8천원선,최근들어서는 9천~1만원으로까지 올랐는데 "그나마도 주식을 구하기가 어려운형편"이라고 지역 경제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대구투자금융도 지난해 여름부터 증권가에 나돌던 갑을의 주식 매집설이 여전히 숙지지않고 있다.

대구투금은 지난해 8월 화성산업과 무림제지·갑을이 각 10%,신라섬유가 7의 대주주로 되어있으나 갑을의 계열사인 조선생명에서 기관투자가의 상품운용 명목으로 5%정도 보유,사실상 갑을이 주식을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알려졌다.

또 이때부터 대구투금의 주식거래량이 하루 10만주로 치솟고 주가도 급등해갑을이 주식 추가 매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이야기가 증권가에 끊이지않았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대구투금은 탁월한 경영실적에도 불구,납입자본금이 1백20억원밖에 안돼 매수합병(M&A) 대상 유력기업으로 손꼽힌다"며"갑을이 대구투금 경영권 장악을 노린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라말했다.

이같은 일부 제조업체의 금융업체 장악 움직임에 대해 지역경제계에는 우려를 넘어 개탄의 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의 지원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지역 주민·경제인이 노력,애써 만든 금융업체들이 설립 당시의 취지에 어긋나게 특정 제조업체의 소유로 넘어가는것은 납득할수없다"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여론이다.경제계 인사들은 "특정 제조업체가 경영권을 완전 장악하면 공금융의 성격을 잃고 사금융화(사금융화)돼 지역 경제를 혼란에 빠트릴 우려가 있다"며"지역사회를 위해 반드시 자제돼야 할것"이라 지적했다. 〈허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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