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경제에 엄청난 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높은데도 그렇게까지 해서야…" 갑을등 지역 대기업의 금융업체 경영권 장악 움직임에 대해 쏟아지는 지역 경제계의 반응은 대체로 이 말로 집약된다.기업이 이윤추구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 금융업체들이 지역 경제 전체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어렵게 만들어진 회사인 만큼 설립 당시의 취지는반드시 지켜져야 마땅하다는 한목소리다.일부에서는 조선생명보험의 경영권을 손쉽게 장악한데 자신을 얻고 다른 금융업체도 노리게 된것이라고까지 말하고있다. 조선생명의 전신인 대구생명의경우 대구상의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아 지역 경제력을 강화시킨다는명분으로 정부의 인가를 어렵게 얻어 지난 88년 6월 설립했다.설립 당시에는 갑을방적등 대주주 20여명에게 각 3~3.4%씩,총 주식의 23를배정하고 지역 상공인 79명이 나머지 13을 나눠가졌다. 또 2개월후에는 1백%증자를 하면서 소주주들에게 많이 배분,대주주와 소주주의 보유비율을 5대5로 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갑을이 '그룹차원'에서 매집을 시작, 5년후에는 총 주식의근 60%를 확보해 "사실상 대구생명을 흡수했다"는 이야기가 지역 경제계에끊이지않았다. 이에대해 갑을측은 지역의 비판적 여론을 의식, "사실과 다르다"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한달후 있은 주총에서 대구생명의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서 사실유근(사실유근)임을 입증했다.
지역 경제계가 최근 지역 대기업들의 동양투신·대구투금 경영권 장악 움직임에 대해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것도 이같은 전례때문이다.갑을의 조선생명 흡수과정에서 엉뚱한 피해를 입은 소액 서민주주들도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소액주주는 "갑을이 조선생명 흡수에 나설 당시 액면가 5천원이던 주식이 최고 8천~1만원에 음성적으로 거래됐었다"며 "그러나경영권 장악이 완료되자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져 6천원에 내놔도 안 팔릴 정도여서 결국 소액 서민주주만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지역 경제계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구상의가 주도, 지역 경제를 위해 이미 설립된 회사는 물론 향후 설립될 회사들에 대해서도 설립 당시의 취지를유지 보존할수있는 명확한 조치가 있어야 할것이라 입을 모으고있다."지역 경제 육성이란 공공의 목적으로 설립된 업체들이 이런 수법으로 하나둘 특정기업에 계속해서 넘어간다면 지역 경제에는 득보다 실이 훨씬 클것"이란 판단에서다.
갑을등 특정기업들의 이같은 '욕심'들이 지방 증권사 설립등 지역 현안문제해결에도 앞으로 엄청난 장애요인이 될것이란 우려는 특히 심각하다. 대구상의는 현재 '지역 경제 육성 명분'으로 지방 증권사 설립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고있다.
그러나 관계부처에서 조선생명과 동양투신등을 전례로 들어 "인가를 해줘봐야 얼마후면 특정 기업의 소유로 넘어갈것"이라고 인가 불허 반론을 편다면대항할 명분이 없다.
게다가 지역 사회·경제가 그나마 기댈곳이 있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현실이 된 만큼 지역 대기업의 경영권 장악 움직임은 심각히 반성해야할 문제라는 것이다.〈허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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