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초대석-검도수련 3년 상념 정리

"검은 본래 사람 죽이는 데 많이 쓰인 무기이지만 현재는 그런 의미에서는무용지물이죠. 저는 그것을 환치, 칼쓰는 것이 삶의 완성된 도(도)를 추구하는 방편이라는 생각을 염두에 두면서 이 작품을 빚어 봤습니다"우리 소설사에서 검도를 소재로 한 첫 주제 장편소설 '칼과 그림자'(지식공작소 펴냄)를 내 화제가 되고 있는 대구의 소설가 양선규씨(40)."나이 마흔 줄에 가까워지면서 심신 양면으로 피로감이 누적되는등 생활의위기감을 느낀 것을 계기로 우연한 기회에 검도에 입문하게 됐죠. 벌써 3년정도 됐는데 건강이 상당히 회복됐어요. 아직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있지만 그동안 수련을 해온 과정과 주변 상념들을 한번 정리해보기로 마음먹었죠"그는 지난해 하반기 2~3개월을 아침 저녁 도장에 나가며 미진한 부분을 최종보충했는데 교사(교사) 방규건씨(7단)등 검도관계자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전 작품들에선 분단문제('난세일기'), 사회와 자아와의 갈등('고양이키우기'), 자아의 동일성 문제('나비꿈')등을 다뤘는데 이번 소설은 검도수련을 통해 좀더 현실적인 자아를 탐구해본 셈이죠"

약 1백일간의 일기 형식을 빌리고 있어 일견 에세이를 연상시키는 이 소설에대해 작가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 하다 보니 소설적 형식을 양보했을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점을 반영, 이 소설에는 일본검도, 한국검,미야모도 무사시등 검에 관련된 종횡무진의 해박한 지식뿐 아니라 일상에 대한 인생론적 성찰과 관련되는 수많은 텍스트들이 등장, 교양소설로서도 훌륭한 역할을 한다.

경북대사대 국어교육과와 대학원을 나온 양씨는 83년 단편 '편지'등으로제 7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 그동안 3권의 창작집을냈다. 이번 학기부터 충북대 국문과에서 대구교대 부교수로 자리를 옮겼다.〈신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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