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서열 2위이자 인민무력부장으로 오랫동안 군을 장악하고 있던 오진우가 사망함으로써 북한 통치체제의 변화가 예상된다. 오진우는 김일성과 함께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빨치산 대원의 한 사람으로 지난 1950년대 후반이래 김정일후계체제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결과1980년 당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 다음의 권력서열 3위에 올라섰고 김일성사망후에는 김정일체제의 파수꾼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1992년에는 김정일과 함께 원수의 자리에 올라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으로 몇사람 남지않은70년대의 빨치산출신의 혁명1세대가 김정일을 지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김일성에 충성을 다했던 북한 군부를 김정일에게도 똑같이 충성하도록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그가 차지했던 권력서열과 정치적 역할을 고려해 볼때 그의 사망이 북한 통치체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첫째, 그의 사망은 북한 최고위층 권력엘리트의 변동을 가져올 것이다. 이제권력서열 3위이하를 차지하고있던 강성산총리, 이종옥, 박성철, 김영주, 김병식부주석, 김영남 부총리겸 외교부장, 최광 인민군 총참모장등의 권력서열에 변화가 있을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김정일은 자신의 통치체제를 튼튼하게 하려면 군부의 충성이 필수적이므로 권력서열의 승진에 있어서 최광, 김철만, 김익현, 오극렬, 김두남 등 군부지도자를 배려할 가능성이 높다.둘째, 오진우의 사망은 북한 군부지도층의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혁명 1세대인 발치산 출신이 군부의 요직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나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더욱이 빨치산 출신이 당비서국이나 정무원에서는 거의 완전히 물러났고 또한 이들의 연령이 모두 70세를 넘었기 때문에 점차 사라질수밖에 없다. 앞으로 혁명1세대는 원로로서 후견인 역할을 맡고 혁명2세대와 3세대들이 점차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새세대 군부지도자로는 오극렬, 김두남, 김강환, 이봉원, 김광진등이 주목된다.셋째, 오진우의 사망으로 당-정-군의 역학관계와 대남 군사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은 매우 장기적인 것이다. 1992년 북한의 개정헌법에는주석직 다음에 국방위원장직을 신설하여 군의 위상을 강화하여 김정일의 군부장악을 용이하게 하였으나 향후 김정일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면 이러한 당-정-군의 권력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김정일은 부족한 카리스마를보완하기 위해서는 주민복지향상에 노력해야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점차 당과 정무원의 테크노크라트의 역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미-북한 관계개선을 비롯하여 대외개방정책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북한 군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한편 북한의 혁명1세대가 완전 퇴진하고세대교체가 이루어진 후 과거의 군사우위정책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난이 가속화되는 경우 북한당국은 과도한 국방비부담에서 벗어나기위해 남북한 군축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북한 군부도 중국군부처럼 대외경제개방정책을 통해 경제력을 향상시켜야 군의 현대화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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