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황인보(북부지역본부장)-벽돌한장

절수용벽돌.- 박정희대통령 서거후 화장실에서 발견돼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찡하게 했던 벽돌한장이 세월을 넘어서 같은 쓰임새로 빛을 내고 있다.이 벽돌이 당시의 절박한 물사정과 절약을 호소하는 상징일진대 우리는 벽돌한장의 간격을 좁히지 못한채 소중한 시간들을 허비했다.세계화를 논하지 못하면 반편되기 십상인 오늘과 70년대의 벽돌 한장. 아귀가 맞지않은 악연의 고리는 우리의 수자원 관리체계. 보존하기보다 뭣이든흥청망청 퍼낸 낭비벽. 효자 태풍을 기다리는 어처구니없는 '무비유환'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무비유환' 극명

체계수호의 파수꾼쯤으로 격하되었던 '유비무환'의 본질은 더없이 유익한 것이다.

멀리도말고 지난 여름 겪은 가뭄대책의 뒤끝이 오늘 어떤 도움을 주는지 가뭄에 대비한 항구대책이 어떻게 수립되고 추진되었는지를 관정을 파는 농민과 줄지어 급수차를 기다리는 국민들은 궁금하다.

환경오염에 의한 수질악화는 전문가에 의해 계속 문제 제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큼직한 폐수유입사건이 터져야 꿈적이는 시늉이라도 한다.국민들이 기대했던 맑은물 공급대책은 야단스럽던 장담과 달리 계속되는 폐수유입사고로 퇴색되고 낙동강 하류 수질이 먹지못할 정도로 악화되는데도폐수를 방류하는 속 검은 업체들은 오불관언이다.

수자원 보존을 위한 투자와 관심이 미흡한 결과인 이번 가뭄은 '세계적 기상이변'에 의한 천재로 호도할 일이 아니며 재점검의 노력이 필요하다.*수자원 재점검을

댐 및 저수지의 20%에 달하는 누수율과 예산에 끼워맞춰 건설한 생명수를 담은 시설들. 수십년 퇴적물이 쌓여 제 기능을 못하는 저수지를 차제에 보수하고 미래에 대비한 댐·저수지를 건설해야 한다.

또 농림수산부의 가뭄극복대책이 왜 미흡하냐는 반발에 맞서 수리학계는 여러 저수지를 세우고 지하수맥지도의 필요성등 각종 대책을 수시로 건의했으나 묵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80년대 모 대구시장이 이해못할 정도의 물난리가 나자 대구시의 장기물공급계획을 점검한 결과 "없다"는 의외의 대답을 들은적이 있다. 시장은 장기 계획을 수립한후 이 계획을 중단하는 사람을 역적이란 경고문을 표지에 쓰라고했다는 일화가 있다.

수없이 겪어온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것은 수자원을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하지 않는 의식과 역적소리를 감수할만한 배짱있는 인사들만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반증이 될수 있다.

큰비가 내려 오염된 국토를 청소해주고 가뭄걱정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요행수를 더이상 기대해서는 안된다. 세계적인 기상이변 뒤에 숨으려고만 말고앞으로는 부딪쳐 문제를 풀어야 한다.

외국차관을 들여 무리하게라도 건설해서 다행이지 댐이 없었으면 어쩔뻔했느냐는 소리가 많다.

믿을것이라고는 댐밖에 없어선지 댐에대한 감사와 관심이 높아져 사뭇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는 판국이다.

그러나 물빠진 댐은 처참하기 짝이 없다.

안동댐의 현 저수량은 2억7천만t정도. 댐관계자들은 영농철 대비에 6월까지는 어떻게든 버티기위해 '물사수'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댐하류지역 관계기관의 '물 더달라'는 절박한 호소도 재앙을 초래하는 어거지로 밖에 들리지 않으니 아예 말을 꺼내지 않는게 좋겠다.더불어 저수량이 줄어들면서 댐 수질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판국에 하류쪽에 폐수유입사고라도 터지면 속수무책이다.

*절박한 댐사정

댐관계자는 지난번 폐수유입사고때 이를 희석시키기위해 3억t의 물을 마냥방류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비상시에 국민들의 협조를 읍소하고 있다.말 그대로 물쓰듯 쓴물. 다행히 절수운동에 온국민이 동참하고 있고 관계당국도 오염원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아무튼 벽돌한장을 치우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세월을 허비하고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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