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1절 76주 이제야 빛보는 항일

3.1운동 직후 46세의 나이로 서로군정서에 가담해 항일구국운동에 뛰어든 여성독립운동가 남자현여사(1872~1933)의 생가복원과 기념사업학교 선정및 백일장등 추모사업이 향토의 유관단체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안동출신으로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아있는 남여사에 대한 추모사업이 3.1운동 76주년이자 광복50주년인 올해 경북도와 대구지방보훈청, 교육계등에서뒤늦게나마 첫 발을 내디뎠다.지난 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받아 우리나라 여성독립운동가로서 최고의 훈격을 기록한 남여사지만 경북 영양군 석보면 지경리의 생가터에 현재잎담배 건조창고가 서있는등 향토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도 받지못한채 역사속에 묻혀 왔다.

삼의사기념사업회가 지난 54년 영양중고 교정에 의병장 김도현, 엄순봉의사와 함께 세운 애국장적비가 남여사의 유일한 기념비로 벌써 40년의 세월이지났을뿐이다.

경북 안동군 일직면 일직동에서 영남의 석학 남정한의 딸로 태어난 여사는의병활동을 하다 순국한 남편 김영주의 유언을 가슴에 간직하고 1919년 3월초 중국 망명길에 올라 당시 요녕성 통화현을 중심으로한 무장항일단체 서로군정서에서 군사들의 뒷바라지를 해가며 본격적으로 항일운동에 뛰어들었다.이때부터 중년 여성의 몸으로 직접 일제요인 암살에 나서는등 여걸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망명생활 6년째인 25년 사이토총독을 주살키위해 채찬등과 국내에 잠입한 여사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중국으로 되돌아가 안창호, 김동삼선생등 수많은애국지사의 옥바라지를 하는등 연락책으로 활동했다.

이후 1931년 일제가 소위 만주사변을 일으켜 길림성에 까지 침략의 손길을뻗쳐 김동삼선생등 애국지사들이 투옥되자 하얼빈으로 온 남여사는 이듬해일제의 침략진상을 파악하기위해 파견된 국제연맹조사단에 왼손 무명지 2절을 잘라 '조선독립원'혈서와 함께 전달하기도 했다.

만주국 건국일인 33년 3월1일 주만일본전권대사 무등을 제거키위해 동지 이춘기등과 함께 거지로 변장, 권총과 폭탄을 몸에 숨기고 신경으로 떠난 여사는 일경에 붙잡혀 투옥돼 보름동안 단식투쟁을 벌였으나 6개월동안의 혹독한고문과 옥고때문에 그해 8월 '독립은 정신에 있다'는 유언을 남기고 이역만리 하얼빈에서 순국했다. 그 때가 여사의 나이 60세였다.

당시 하얼빈의 유지들과 부인회,중국인 지사들이 여사를 조선독립군의 어머니로 존경했으며 남강외인묘지에 안장해 입비식을 갖고 생전의 공로를 되새겼다. 남여사의 이같은 애국애족의 혼을 기리기위해 경북도와 대구지방보훈청은 여사의 장손인 김시련씨(75.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거주)가 88년 안동길원여고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점을 고려해 이 학교를 기념사업학교로 선정,오는 7월 남자현추모백일장등 기념사업을 펴는 한편 가까운 시일내 생가복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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