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룬디 다시 내전위기

지난해 50만명이상의 희생자를 냈던 아프리카중부의 르완다의 이웃국가 부룬디에 종족간의 첨예한 대립이 폭발위험수위에 이르러 제2의 르완다사태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유엔이 밝혔다.최근 중부아프리카지역을 방문한 유엔방문단은 보고서를 통해 부룬디의 후투족과 투치족 과격주의자들이 대량인종학살극을 자초할 폭발적인 분위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부룬디에서의 종족간 유혈사태로 정치적인 폭력과 내부투쟁이격화되자 지난달 현지에 급파된 7명의 유엔안보리대표단이 작성한 것이다.지난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르완다와 부룬디는 각각 85%의 후투다수족과15%의 소수 투치족으로 구성돼 있으나 독립이후 지금까지 정치적인 우위를차지하기 위해 종족살상투쟁을 계속해오고 있다.

특히 부룬디에서는 후투족지도자출신의 최초대통령인 멜치오르 누다다예가지난93년10월 투치족이 지배하고 있던 군부의 요원에 의해 살해당하면서 두종족간 대량학살전이 벌어져 10만명이 피살됐다.

두 종족간의 유혈대립은 지난해 권력분배합의로 잠시 중단됐으나 올들어서또다시 내전의 암운이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달 16일에는 투치족출신의 아나톨레 카니옌키코총리가 투치지배의 야당압력을 받아 물러나는등 위험한 정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투치족의 야당세력은 최근 집권여당인 후투족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4일간에걸친 수도 부줌부라에서 총파업을 주도해 업무를 마비시키기도 했다.신임 안토인 누두와요총리는 난국돌파를 위해 야당측에 연립정부구성을 요청해놓고 있으나 장래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아 지난해의 르완다대학살과 같은 인종전쟁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표단을 통솔한 나이지리아의 이브라힘 감바리대사는 지난달 12일부터13일까지 현지정치지도자들과 만나고 "경찰훈련과 공정한 사법체계 구축및인권침해방지를 위해 유엔전문가들과 인권감시자들이 파견돼야 한다"고 밝혔다.

르완다의 인종학살전쟁이 부룬디에서도 일어날 경우 부룬디국민들의학살을피한 르완다등 인근국가로의 피난행렬과 함께 또다시 피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안보리는 부룬디의 과격인종주의자들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인가를두고 논의했으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찬반세력이 나눠져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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