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살리나스의 도피

▲미 하버드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살리나스가 88년 40세의나이로 멕시코대통령에 당선될때만 해도 세계는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집권6개월만에 그가 북미무역자유협정(NAFTA) 창설을 주창했을때도 경제학자들사이엔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가장 큰 당사국인 미국은 공화당 부시정부에서 민주당 클린턴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는데 관심이 쏠렸었고 캐나다 역시수상이 바뀌었다. 미연방법원은 NAFTA가 '환경영향평가 없는 조인'이라며 위법 판결을 내렸고 하원에 법안이 제출됐을때만해도 49표나 되는 부동표에 그운명을 맡길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때만해도 운명의 여신은 살리나스편이었다. 미하원에서 비록 34표차로 통과되긴 했지만 NAFTA에 정치생명을 걸다시피한 살리나스로서는 쾌재가 아닐수 없었다. 인구 3억7천만명, 생산규모6조7천억달러라는 세계최대 경제권 탄생을 지켜보던 세계는 '경악'할수 밖에없었다. ▲이러한 후광에 힘입어 살리나스는 대통령에 물러난 뒤에도 WTO총장자리를 쉽게 차지하는 듯 했다. 개발도상국가의 대통령에서 세계무역을 요리하는 '세계경제대통령'으로의 급속한 신분상승은 예약된 것 처럼 보였다.▲그러한 그가 지난 주말에 미 망명길에 올랐다. 페소화 폭락에 뒤이은 실형의 정적 암살연루가 밝혀지면서 급전직하, 유랑길에 오른 것이다. '수신제가'란 옛 성현 말씀이 결코 낡은 가르침이 아님을 우리 위정자들도 새겼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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