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년부터 5년간 멕시코를 통치했던 카를로스 살리나스. 그가 돌연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역사의 순리는 언제 어디서나 살아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39세때 대통령이 된 살리나스는 빚더미에 놓인 나라를 흑자재정으로 돌렸고취임당시 1백8%였던 인플레를 5년만에 7%로 내리는 경제기적을 낳았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 국제화와 개방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래서그는 세계적인 경제대통령으로 알려졌고 WTO사무총장은 '따놓은 당상'처럼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불행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가 무섭게 다가왔다.먼저 멕시코의 화폐 페소화가 폭락하기 시작하더니 한때 주춤했던 농민반란이 다시 일어났고 급기야 형 라울 살리나스가 93년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였던 루이스 콜로시오의 암살사건 배후자로 지목되면서 자신도 연루되었다는소문에 시달렸다.
결국 그는 최근 수년간 암살과 기업독점등 불미스런 사건이 자신과 마약조직이 결탁해 이뤄졌다는 사실이 탄로나고 검찰의 수사가 목을 죄어오자 독재자들이 흔히 그랬던 것처럼 '정치적 대부'인 미국으로 탈출한 것이다.살리나스는 1928년 창설돼 67년간 일당통치를 해온 집권 제도개혁당(PRI)의하수인답게 겉으로는 경제부흥을 부르짖으며 언론통제, 살인과 암살 그리고국제화란 미명아래 매판자본 도입에 열을 올렸다.
결국 어느정도 부는 쌓았으나 극심한 빈부격차로 8천5백만 국민들은 불과 몇개의 재벌을 떠받치기 위해 못죽어 살았다. 권력의 하청을 받은 마약조직은신부, 경찰서장, 대통령후보등을 마구 살해했는가 하면 법과 언론은 권력의주구가 되었다. 국가자체가 양심이나 도덕을 팽개친 타락한 졸부가 되었다."멕시코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서운 고통이 따를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전관예우, 언로를 차단하는 권위주의, 권력남용으로 인한 부패, 정경유착과 빈부격차, 시장개방을 핑계로한 무제한적인 외자유입등은 뿌리뽑아야 합니다. 진정한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해야 합니다"42세 어네스토 세디요신임대통령의 대국민 호소가 결코 남의일처럼 들리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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