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조 기법 새로운 인식 가질때

민족시가인 시조의 새로운 시야 마련을 위해선 전통이라는 맥락에서 단순한율격의 흉내내기나 제한된 형식의 고수, 관념성과 서정성에의 편중등을 벗어나고, 시조의 형식과 내용인 정형성과 현대성간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심미적으로 형상화하는 '긴장의 서정'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시조시학' 95년 상반기호는 현금의 시조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는 '현대시조 대토론'을 특집으로 마련해 관심을 끈다. 문학평론가 김용직씨(서울대·국문학)는 '새로운 시야가 타개되어야 한다-통일 시대 시조의 몇가지 과제'란 글에서 육당 최남선, 가람 이병기, 노산 이은상등 우리 현대 시조의 개척자들이 있으나 올망졸망한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높은 봉우리를 이룰만한 용기와 각오, 피나는 자기수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우리 시조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선 무엇보다 먼저 형태, 기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전시조 가운데 뛰어난 작품들도 음성구조에서 탁월하다며 우리말에 유난히 많은 격조사와 곡용어미, 많은 숫자의 자음과 모음을 기능적으로 잘 활용해 특징적인 음성구조와 상징을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에따라 언어, 매체의 새로운 실험에 적극 나설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씨는 형이상의 차원을 구축하면서도 '사상·관념을장미의 향기처럼 느끼게 만드는' 슬기, 즉 감각적 실체화의 기법 획득이 요구된다고 부언하고 있다.문학평론가 박철희씨(서강대 교수·국문학)는 '시조의 재인식과 그 시각'이란 글에서 통일시대를 맞아 민족의 동일성 회복을 위해 가장 친근한 형식의하나인 시조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명확한 방향성을 잡아나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시조의 형식(정형성)과 내용(현대정신)상 주내용(주내용), 종표현(종표현)의 고전미학이 퇴조하고 관념보다 이미지를 내세운 것이현대시조의 성과이나 새로운 실험과 시도도 시조적 상상력 안에서 파격과 변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성과 시조성, 반전통성과 전통성 사이의 갈등을 총체적으로 이해, 이들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상징, 비유, 율동등을 통해 여하히 효율적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시적 형상화의 질이 결정될 것이라는 것.

시인 조병기씨(동신대 교수)는 '시조와 서정성의 문제'에서 자아와 대상간의일체화는 이상으로, 삶의 실상은 부조화이기 때문에 서정시의 극치는 삶의모순을 더욱 생생하게 해주는 리얼리티를 드러내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의 시조는 주조인 여성적 정적주의 속에서도 소재의 다양성과 자아의동일성을 회복하고 이미지, 상징, 비유등을 자유롭게 구사해 관념성과 서경성을 탈피하는등 정서 중심의 서정을 다양하게 표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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