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법 개정안'처리 이모저모

국회는 15일오후 본회의를 열어 여야가 합의한 통합선거법 개정안을 표결처리했다.그러나 주관상위인 내무위와 법사위에서 여야의원들이 기초의회입후보자 정당표방 금지등 쟁점조항을 놓고 설전을 계속하는 바람에 오후 4시로 예정됐던 본회의가 두차례 연기된 끝에 오후 6시35분께나 개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내무위는 당초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실무팀의 법안마련이 늦어진데다 야당의원들이 입장을 조율할 시간을 줄 것을 요구, 오후 5시20분까지3시간이상 지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회의에 앞서 개정안 조문을 검토하면서 한때 '기초자치단체의회의 정당공천배제'만 합의했지 정당표방 금지는 합의한 일이 없다며 정당표방금지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

민주당은 또 '입후보자가 되기 전까지의 정당의 당원경력 표시는 표방할 수있다'는 조항은 현직책을 표시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의 시정도 촉구.

그러나 민자당은 정당표시를 허용할 경우 전날 양당이 합의한 정당공천 배제의 근본취지를 벗어난다며 이를 거부, 회의를 열지못한 채 여야의원들이 각각 위원장실과 소회의실에 모여 대책을 숙의.

또 양당 간사인 황윤기의원(민자)과 정균환의원(민주)도 별도로 만나 입장조율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

그러나 여야총무가 전화접촉을 통해 현재의 당원경력 표시를 허용하지 않은개정안 84조의 규정을 조정키로 하고 나머지 조항은 개정안 원안을 그대로통과시키기로 합의함에 따라 내무위는 뒤늦게 개회 15분만에 토론없이 만장일치로 통과.

○…법사위에서 여야의원들은 개정안의 위헌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다 급기야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개입설까지 제기돼 민주당의원들이 발끈하는등 진통.

민주당 의원들은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배제는 정당활동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및 정당법에 위배되는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제안설명을 위해 참석한 민자당 내무위소속 황윤기의원을 집중 공략.

황의원이 몰리는 분위기로 흐르자 민자당 이인제의원은 "위헌론이 나오지 않다가 어느분이 성당에서 말씀하시자 갑자기 나왔다"고 김이사장의 명동성당지자제발언을 겨냥.

그러자 민주당 조홍규의원은 "그렇다면 어느분이 청와대에서 정치적 승리라며 선포식을 해놓고 다시 고치자는 것은 잘된 일이냐"고 김영삼대통령을 거론하는 것으로 역공.

조순형의원(민주)도 "위헌론이 성당에서 어떤 분에 의해 갑자기 나왔다고 하니 섭섭하다"며 "갑자기로 말하면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을 선거를 3개월 앞두고 고치자고 한 정부·여당이 갑자기가 아니냐"고 반박.

이렇듯 약 1시간에 걸친 공방끝에 결국 박희태위원장은 오후 6시30분께 토론종결을 선언하고 만장일치 통과를 선포하려 했으나 민주당 장석화의원이 "이의가 있다"고 반대의사를 피력, 박위원장은 반대 한명을 기록하고 통과를 선포.

○…이날 본회의는 오후 7시12분께 통합선거법 개정안을 기립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는데 특히 야당측도 모처럼 표결에 대부분 찬성, 여야합의 정신을 존중.

야당의원들의 공관점거로 9일만에 국회에 나온 황낙주의장은 인사말을 통해"기초선거 공천배제문제로 우리 국회가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의회정치를구현하는 힘의 원천은 끝까지 인내하며 진지하게 대화와 타협하는데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평가.

그는 "이같은 소중한 교훈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기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 나가자"고 당부.

그러나 황의장은 민주당의원들의 공관점거와 자신에 대한 감금사실에 대해서는 유감표시등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아 주목.

본회의는 이어 민자당 내무위간사인 황윤기의원의 제안설명과 무소속 조순환의원의 반대토론을 들은뒤 통합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총 2백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기립표결에서 여야의원 2백1명이 찬성한반면, 신민당의 조일현 박구일, 무소속의 조순환 서훈의원등 4명이 반대하고민주당의 김말용의원등 6명이 기권.

이날 본회의에는 작년 11월 12.12군사반란 관련자 기소촉구 투쟁과정에서 의원직사퇴를 선언한 뒤 황의장이 사표를 반려한 민주당의 이기택총재가 4개월만에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

또 야당의원들의 자택점거로 국회등원을 저지당했던 이한동부의장도 민자당의 이춘구대표와 권익현고문사이에 앉아 시종 밝은 표정으로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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