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장발에 독특한 옷차림새를 하고 LSD를 거침없이 복용하면서도 인도 신비주의에 심취했던 젊은이 4명에게 영국 엘리자베스여왕은 듣기만해도 근엄한 대영제국훈장을 수여했다. 존, 폴, 조지, 링고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1960년대전세계를 풍미했던 영국 리버풀 비틀즈에게 내려진 훈장이었다. ▲당시 이들에 대한 훈장을 두고 비교적 진보성향을 띤 인사들도 비판섞인 반응을 보였었다. 영국황실의 발표대로 아무리 영국 대중음악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떨쳤다고 하지만 훈장까지 준다는 것은 훈장 자체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킨다는게 주된 반론이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오늘 비틀즈에 대한 훈장수여 사실을 비난하는 소리는 쑥 들어갔다. 그만큼 대중문화가 우리 생활속에뿌리를 박았다는 증거다. 아무리 대중문화가 유행적이고 향락적이며 속물적모방만 되풀이 하는 저급문화라 하더라도 이미 그것은 매스컴 발달과 정치사회의 민주화와 함께 꽃핀 20세기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 대중음악가였던 길옥윤씨의 죽음이야기가 신문마다 지면을 메우고 있다. '애끓는 색소폰 추억속에 묻다' '사랑과 이별…노래처럼 산 인생'등등 신문의 표제도 고인에 대한 애틋한 추모의 정이 솟아나게 하고 있다.정부에서도 늦었지만 보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차제에 우리도 대중문화 위상을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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