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제8기 전입대 결산

'기회포착, 개혁심화, 개방확대, 안정유지'의 20자 방침이 금년도 국정운영의 기본 골격이라는 이붕총리의 정부공작보고에서 두드러지게 강조된 것은과거 3년간 연속 11%이상을 기록한 경제성장률을 8~9%로 하향조정하고 물가상승률을 15%이내로 억제하겠다고 밝힌 점.금년도 전인대에서는 또 입법 차원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교육법과 중국인민은행법, 경찰법등 주요 법안을 심의통과하는등 등소평이후 시대를 대비한 법률체제까지 완비했다.

이것은 중국이 현재까지 인치로 다스려지는 나라에서 법치로 옮겨가기 위한제도의 정비차원에서 2년전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 작업중의 하나다.그러나 금년의 전인대에서 나타난 가장 특징적인 사건은 전인대의 기능 자체에 대한 재검토론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행정부인 국무원의 필요에 따른 입법활동만 기능적으로 수행해 오던 전인대가 금년을 고비로 국정 전반에 대한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주장이 공론화됨으로써 혁명적인 변혁기를 맞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이것은 사회주의 중국의 의회인 전인대가 비로소 서구식 의회개념을 받아들이겠다는 중요한 방향전환을 의미하고 있어 등소평이 손도 대지 않았던 정치분야 개혁의 시발을 뜻하는 계기가 될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전기운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은 16일, 광동성대표단들과의 간담회에서 "전인대는 금후 2~3년동안 입법활동뿐만 아니라 업무의 중심을 단계적으로 국정의 감독쪽으로 옮겨가야 할것"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이른바 행정부의 시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있는 선언을 했다.

전기운의 이같은 예상밖의 발언은 그 발언의 성격상 상무위원장인 교석이나정치협상회의 주석인 이서환이 몰랐을리 없어 결국 등소평이후의 제3세대 집권층의 권력이 강택민 한사람에게로 집중된 현재의 권력체계에 대한 견제가시작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북경의 한 서방외교소식통은 이같은 전의 발언이 중공당내에서 이론의 여지가 있는 오방국과 강춘운의 부총리 선출이 거의 강택민 한사람의 의지로 이뤄진데 따른 불만의 표출인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전기운이 제기한 전인대의 기능 재검토론은 현재까지의 중국공산당의관례에 비춰 파격적이 아닐수 없고 이것은 곧 등사망 이후 전개될 중공당내권력투쟁의 서막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북경·최창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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