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 평화도 싫다 요르단국왕 고민

"평화를 택할 것인가 국민을 따를 것인가"이스라엘과 오랜 대치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화해의 길을 열어가려는 요르단 후세인국왕의 고민이다.

후세인국왕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역사적인 평화조약을 체결했지만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며 이스라엘과의 화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국민들의 반발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들 반대자들은 처음에는 국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실력으로 양국간의 관계정상화를좌절시키려는 활동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대이 관계정상화를 반대하는 노조동맹연합회원인 투잔 파이잘의원은 "관계정상화를 반대하는 분위기는 화산과 같이 폭발직전에 있다"며 반이스라엘감정을 전했다.

요르단의 12개 전문협회를 포함한 이 단체는 또 8만명의 회원중 누구라도 이스라엘국민들과 접촉한 사람은 축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좌익우위의 요르단작가협회 역시 이스라엘장관과 악수를 나눈 요르단각료2명의 협회회원자격을 정지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또한 요르단연예인협회는 이달초 이스라엘에서 연주회를 가진 요르단 인기악단의 하나인 미라지악단을 보이콧할 것을 촉구하는등 사회단체를 중심으로반이스라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영국간의 평화분위기가 진행될 때 이스라엘 TV와 인터뷰를 했던 술탄 하타브란 언론인이 언론협회로부터 축출되기도 했다.아랍민족주의자들은 지난 67년 이스라엘이 점령했던 모든 영토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회교원리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을 제거나라로 간주, 어떠한 접촉도 반대하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또 3백80만명의 요르단국민 절반을 차지하는 팔레스타인들의 반대도 만만찮아 후세인국왕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자원이 빈약해 이스라엘과의 경제교류로 혜택을 받아야만 하는 국가사정을 고려한 후세인국왕은 80억달러가 넘는 외채를 처리하기 위해서라도이스라엘과의 화해는 불가피한 지상명령인 것이다.

사미르 하바쉬네문화장관도 이같은 사정을 염두에 두고 "평화조약은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들에게 이스라엘과 정상관계를 가지도록 촉구만 할 뿐"이라면서 반이스라엘 감정을 인정했다.

중동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경제성장을 위해 이스라엘과 힘겨운 협상을 벌인끝에 지난해 10월 역사적인 평화조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후세인국왕은국익과 국민들사이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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