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한내 활동간첩 상당수 있다

독일 유학중 북한에 포섭돼 국내외에서 간첩활동을 하다 안기부 에 자수한한병훈씨(32)는 박홍총장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북한의 공작원으로부터 직접받았으며 국민당 입당도 여러차례 기도했다고 밝혔다.한씨는 또 국내에는 북한 공작원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고 말하고 국내에잠입해 지하당 구축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 사격 등 기본 군사훈련과 함께 댐, 지하철, 도시가스, 전력센터등에 대한 파괴훈련도 받았다고 폭로했다.

한씨는 23일 오후 2시 가든호텔 무궁화홀에서 박총장을 배석시킨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지난 94년 7월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박총장을 제거, 충성심을 보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박총장 제거는 주사파 발언으로 한총련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공안정국을조성시키는 '반동'인데다 자신이 간첩임을 알고 있는 만큼 더이상 이용가치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씨는 설명했다.

한씨는 또 지난 92년 5월초 국민당에 입당해 남북 경협을 강화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서강대 박총장과 국민당 입당에 대해 논의한 뒤 국민당 최고위 관계자를 비롯한 당직자들과 여러차례 만나 입당의사를 밝혔으며 성사단계에 이르러 당시 군에 복무중인 점 때문에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국민당 관계자들을 만나 민주 통일, 노동자·자본가 통일, 인간·자연통일 등 이른바 '삼통주의'를 주장하며 입당을 희망했었으며 입당한 뒤에는 당의 정책을 북한쪽에 유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이와함께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남한에는 당신과 같은 사람이 여러명 있으며신원을 밝히고 만나고 싶으면 만나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외국에는 물론남한에도 자신과 같은 공작원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특히 한씨는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려하자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그 곳에는 다른사람이 있으니 손대지 마라"는 말을 들었으며 국내 친구들에게 자신이 간첩임을 여러차례 시사했으나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한씨는 이와함께 북한에 4차례 입국, 평양에서 2시간 떨어진 야산에서 '백두산권총' 'AK소총' 등 사격훈련을 받았으며 유사시를 대비한 군사교육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북한에서 지하철, 도시가스, 전력센터, 댐 등에 대한 폭파훈련을 비롯해남한에서 사회혼란을 야기시킬 수있는 각종 훈련도 받았으며 자신은 대남사업부 사회문화부 지하당조직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폭로했다.한씨는 북한의 대남공작 전략은 옛날과 달리 난수표 등을 이용해 구체적인지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판단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회적저명인사를선별해 접촉, 공작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와함께 한씨는 "이념과 원칙에서는 학생들의 주장과 논리가 옳은 것으로보일지 모르나 구체적인 실천문제에 들어갈 경우 각종 테러, 살해 등이 포함돼 있어 환멸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씨는 자신의 부인과 함께 독일 쾰른대에 유학중이던 지난 87년 3월에 북한사회문화부 소속 독일거점 공작지도원 김용무씨(57)에게 포섭돼 북한에 4차례 입국하고 국내외에서 간첩활동을 하다 지난해 10월 당국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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