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자연의 선택

자연은 인간이 돌아가야할 영원한 고향이다. 인간은 자연의 은혜와 질서를무시하고 한시라도 홀로 설 수 없다.그러나 지난 여름의 전설적인 무더위와 유사 이래 최대의 가뭄을 겪으며 동전의 양면성 같은 자연의 선택앞에서 인간의 한계와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이기 이전에 우리 인간들이 먹고 마시고 버려놓은 환경의식의 실종 속에 찾아온 인위적인 영향이 더 크리라.

지금 지구상에는 하루에도 수십종의 생물이 멸종되어가고 있다. 30년전 인류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된 영광의 주인공 가갈린은 "지구는 푸른별처럼 신비로웠노라"고 했다. 그러나 인간이 꽂아논 물질문명의 깃발 아래 태양계에서 생명이 숨쉴 수 있는 유일한 삶의 터인 지구는 지금 엄청난 몸살을 앓고 있다.서울은 한낮에도 스모그현상이 나타나 시정거리가 짧아지고, 한강 십경 가운데 하나로 꼽을 만큼 명물인 한강갈매기도 우리의 시야 밖으로 서서히 사라져갔다.

'맑은 물 돌 사이로 흐른던/가파른 골짜기 소나무 숲에 오늘은/깨어진 유리조각 비닐봉지 나뒹굴고/석유냄새 풍기는 잿빛 아지랑이'. 한 노시인이 인왕산을 오르며 읊은 시 한귀절이다. 그렇다. 마실 물을 구하기위해 이른 새벽부터 약수터나 지하수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연일 매스컴을 들끓게하는인간이기를 거부하는 저 엄청난 사건들 앞에서 난지도의 거대한 쓰레기산 앞에 선듯한 위기감마저 느낀다.

다행히 요즈음 전세계적으로 환경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도 '환경 파수꾼'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우리 모두 환경 파수꾼이 되어, 자연의 선택 앞에서 좀더 겸허하게 다가가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강해림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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