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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신천 살리기

모든 자연현상은 동적인 정적 현상을 보인다. 생태계의 정적인 부동성속에엄청난 에너지와 엔트로피의 이동과 변화가 있다. 이것은 생태계를 구성하고있는 모든 생물적·무생물적 요소에 의한 집단형태와 구조의 연속적·단계적변화를 통해 항상 안정상을 좇아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을 생태학에서는'천이'라고 한다. 최고의 숲을 '극상림'이라 하는데 그 숲 사회의 출생률과사망률의 비는 '1:1'이며 주어진 환경조건의 수용한계능력에 의해서 여러가지 단계의 연속적인 발전과정으로 이루어진다.1988년 프랑스의 산부인과 의사 린더는 여성 음부에 천이가 있음을 밝혔다.여성 생리기간의 여러 단계에서 관찰되는 약 10㎝의 좁다란 질내 마이크로생태계 환경조건-pH농도에 따른 박테리아 사회의 천이이다. pH 4~4.5에서 락토바실레툼, pH 5~5.5에서 헤모필레툼, pH6이상에서 트리코모나데툼이라는 박테리아가 우점하여 생리환경의 균형을 잡아주며 박테리아 사회의 최고 안정기는 임신 10개월간이라고 한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하천과 같은 매크로생태계에서도 관찰된다. 자연적인 하천에는 흐르는 수량의 증감에 따라 여러단계의 하천 식물사회가 발전 쇠퇴한다. 홍수는 하천 식물사회에 치명적인 파괴와 동시에 새로운 식물사회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여 하천생태계를 조절한다.

이와같이 자연생태계의 모든 천이는 모두 생물적이면서 생태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한낱 조그마한 도로공사, 하천공사, 터널공사, 댐공사, 사방공사에서부터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살아있는 자연생태계의 관리에는 무생물적또는 비생물적 수단을 배제해야 한다. 여성의 질 벽을 플라스틱으로 수술할수 없듯이 하천 제방에 콘크리트로 덕지덕지 포장하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처방이 아니다. 살아 숨쉬는 대구 신천을 위해 생태학에 대한 격물치지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김종원〈계명대 전임강사·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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