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년이 엇따대고 전화질이야!"전화기가 박살난다. 인희엄마가 아이구 나 죽는다며 소리친다. 뺨 갈기는 소리가 난다. 안방에서 인희의 울음이 터진다.
"시우야, 파출소 빨리 가!"
인희엄마가 외친다. 나는 골방에 계속 숨어 있을 수만 없다. 온몸이 떨린다.주방으로 나선다. 인희아버지가 인희엄마의 멱살을 쥐고 있다. 인희엄마의코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인희아버지가 나를 본다. 그가 이제 내게로 달려든다.
"넌 웬 놈이야. 언제부터 붙어 먹었어!"
인희아버지가 주먹으로 내 얼굴을 친다. 나는 그대로 맞고 서 있다. 인희아버지가 내 멱살을 틀어쥔다. 서너 차례 뺨을 때린다.
"걘 왜 때려? 너가 뭔데. 무슨 권리루 걔를 쳐!"
인희엄마가 인희와 나 사이에 끼어든다. 인희가 제 엄마의 치맛자락에 매달린다. 인희가 소리쳐 운다. 잠옷 바람이다. 인희아버지가 구둣발로 내 촛대뼈를 찬다. 나는 그대로 서서 맞는다.
"네놈부터 죽이겠어!"
인희아버지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요리대에서 식칼을 찾아든다. 나는 몇발 뒷걸음질친다. 인희아버지가 정말 칼로 찌를 것 같다. 나는 숨이 가쁘다.가슴이 터질듯 부푼다. 바깥에서 싸이렌 소리가 들린다. 차가 찌익 멎는 소리가 난다. 인희아버지가 얼른 식칼을 떨어뜨린다. 식당문이 열린다. 경찰셋이 뛰어든다.
"움직이지 마. 손들어!"
점퍼 입은 경찰이 외친다. 권총을 뽑아든다. 총구를 인희아버지에게 겨눈다.인희아버지가 손을 든다.
"저 사람이 식칼로 쟤를 찌르려 했어요"
인희엄마가 코피를 닦으며 말한다. 권총든 순경이 나를 보고 비키라고 한다.허리에서 수갑을 꺼낸다.
"난 이 여자 서방이요. 좋소, 갑시다. 파출소로 가서 따집시다. 도망을 안갈테니 수갑은 필요없소"
인희아버지가 말한다.
"서방 좋아하네. 언제 우리가 혼인신고하구 살았어. 미친 놈 다보겠군"인희엄마가 말 콧숨 소리를 낸다. 인희가 어깨를 들먹이며 운다. 얼굴이 온통 눈물이다.
"세사람 모두 파출소로 갑시다"
순경이 권총을 권총지갑에 넣는다. 잠시만 기다리슈, 하며 인희아버지가 말한다. 들고왔던 가방을 연다. 포장된 큰 상자를 꺼낸다.
"인희야, 아버지가 네 선물 사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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