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80)

"인희야, 받지마"인희엄마가 말한다. 인희를 몸 뒤로 감춘다. 인희아버지는 선물상자를 탁자에 놓는다.

"엄마!"

홀을 나서는 엄마를 보고 인희가 부른다. 발을 동동거리며 운다."집 지키구 있어. 엄마 곧 올께"

인희엄마가 말한다. 순경이 애를 볼 사람이 없냐고 인희엄마에게 묻는다."없어요. 쟤 혼자 두고 가면, 도둑이 들어와도 책임져야 해요. 무서워서 내내 울텐데"

인희엄마가 말한다.

"내가 데리고 가지. 인희야, 아버지하구 같이 가"

인희아버지가 말한다.

"인희한테 손 대지 말아요. 당신은 그럴 권리가 없어요. 아비되기를 포기한지두 오랜 사람이, 새삼 무슨 아버지라구"

인희엄마가 따진다. 인희아버지는 순경에게 팔이 잡혀 절룩거리며 나간다.인희엄마를 노려보기만 한다.

"저 청년은 뭐요?"

"우리 식당 종업원입니다. 저 사람이 공연히 오해를 해서 봉변을 당했죠"인희엄마가 대답한다.

"그럼 청년은 남아요. 애나 돌보구 있어요. 필요하면 부를테니"순경이 말한다. 인희엄마가 인희에게 아저씨와 함께 있으라며 식당을 나선다. 식당문이 닫힌다. 차 떠나는 소리가 난다. 인희는 훌쩍이고 있다."인희야, 나랑 놀자"

나는 인희의 손을 잡는다. 안방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아저씨, 아까 그 사람 정말 우리 아빠야?"

인희가 묻는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는다.

"그래"

"아빠가 거지 같애. 다리도 쩔룩이고"

"먼, 먼데서 왔나봐"

나는 오른쪽 촛대뼈가 몹시 아프다. 뺨도 얼얼하다. 나는 청바지 가랑이를올려본다. 피멍이 들어있다.

"먼 데가 어디야? 왜 아빠가 엄마하고 아저씨를 때려? 술 먹었나봐"하더니 인희가 발딱 일어선다. 홀로 나간다. 선물상자를 들고 들어온다. 포장지를 뜯는다. 뚜껑을 연다.

"예쁜 곰이네. 너무 귀엽다!"

인희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손뼉까지 친다.

"그건 코알라야. 코알라는 곰 아니야"

내가 말한다.

"꼭 곰 같은데"

인희는 코알라를 품에 안는다. 품에 안고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넌 아빠니엄마니 하고 인희가 코알라에게 묻는다. 잠시뒤, 인희는 코알라를 품은채 잠에 든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