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 압력에 지혜로운 대응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피소된 첫나라가 우리나라가 됐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이 자몽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검사(통관절차)에서 불공정무역관행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를 WTO에 제소했다. 이러한움직임은 며칠전 USTR이 연례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41개국이미국제품의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불공정무역장벽을 쌓고 있다고 주장할때이미 예고된 사안이었다. 특히 이때 USTR은 한국은 금융 광고 자동차시장과표준화통관부문에 문제가 많으며 수입쇠고기등에 대한 유통기한규제와 관련,WTO에 제소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여왔었다.따라서 미국의 WTO제소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의 제소로 인해 우리나라가 불공정무역국이라는 이미지가 세계에 널리 퍼져 나가게 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유럽(EU)에 대해서는 신중하던 미국이 우리에 대해서만은 왜 이토록 극성스러울까. 그것은 우리가 자초한 것이 아닌가하는 점에서 반성의 여지가 있다고하겠다. 언제나 그랬듯이우리는 미국이 제소해오면 너무 쉽게 굴복해왔다. 그래서 소위 본때를 보여주기에는 우리만큼 적당한 나라가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우리는 노련한 통상전문가도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미국이 제소해온 농산물검열분야도 그렇다. 물론 애국심을 발휘해서 알게모르게 외국의 수출업자에게 골탕을 먹이는 것까지는 이해될수 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쳐 썩어버림으로써 폐기처분하게 되어서는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되기 때문이다.앞으로 미국은 이번제소에서 보듯 지금까지의 전략인 개방폭이라는 총론적입장에서 한걸음 나아가 통관절차등 각론적 견지에서 통상압력을 가해올 듯하다.

따라서 우리의 대응도 이러한 점에대해 충분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의 제소는 아직 60일이내 있게될 양자협의 절차가 남아있고 또 최종결론이 나올때까지는 1년의 기한이 있고 또 우리가 항소를 한다면 또 6개월이 걸려 최소한 보복조치가 나올때까지는 18개월이라는 시간적여유가 남아있다.

이 시간적여유를 이용해서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잖아도 미국은 과도한 대미흑자국에 대해서는 협상없이도 즉시 보복조치를 취할수 있는 초강경통상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계속되는 미국의 통상압력에 이기는 길은 결국은 우리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뿐이다. 그러나 경쟁력강화는 말만으로는 되지않음은 물론이다.따라서 여기에는 전국민적 성원과 지혜가 모여져야하고 또 대처해야 한다.그러잖아도 올 무역적자가 1백여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갈수록 더해지는 미국의 통상압력은 우리에게는 가장 큰 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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