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칼럼-봄바람과 함께 온 노사불안

봄바람이 거세게 분다. 향긋하면서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지만 새잎과 꽃망울을 틔우고 겨울내 음침하던 기운도 날려 보낸다. 시인 묵객들은 저마다 봄을반기는 시와 글을 쓰지만 우리네 봄은 좋은것만은 아닌것 같다. 건조한 날씨속에 봄바람을 타고 울창한 숲을 연일 잿더미로 만들고, 4대지방선거와 맞물린 임금협상이 노사관계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선거와 맞물린 임협

근세들어 각종정변이 끊이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봄은 이젠 긍정적인 면보다사회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불안요인이 더 많다.

임금협상계절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2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3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있은 한국통신 노조원대회와 4일 한국노총의 정치활동선언은 올해 노동계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통신노조원대회는 세력과시용 행사라고 하지만 공기업노조활동의 신호탄이자 대기업노사분규의 시발점이다. 한국노총의 정치활동선언은 노동관계법상 명백한 불법선언으로 4대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의 마찰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올해 노사관계의 불안요인은 연초부터 잠재해 있었다. 노총과 경총간의 임금가이드라인설정이 무산된후 3년만에 정부가 임금협상에 개입함으로써 노동계의 반발이 컸다. 따라서 올해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은 경총안(4.4~6.4%) 노총안(12.4%) 민주노총안(14.6%)과 함께 정부안(5.6~8.6%)으로 4인4색의 모습을띤채 개별기업에 맡겨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위노조인 대우조선이 14.9%, 한진중공업이 16.3%인상안을내는등 기업별로 최고 20%인상안까지 요구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이 이달 중순부터 본격화, 6월쯤 막바지협상에 들어갈 것으로보여 지자제선거와 맞물리게 됨에따라 선거열기와 함께 노사분규의 우려가한껏 높아지고 있다.

--분규우려 높아져

우리나라는 지난89년이후 두자리수의 높은 임금인상을 계속하면서도, 노사관계가 안정되지 못하여 경쟁력이 나빠지는 중요요인으로 작용했다.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생산적 협조적노사관계를 구축하지 않고서는 기업이 살아남을수 없다는 것을 근로자나 기업이 모두 알고있다. 사회안정과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이제는 노사분규가 없어야겠다. 지난87년이후 노사간의 불편한 관계가 9년째 지속되어 이제는 노사안정도 이뤄질때가 됐다. 이익집단인 노총과경총은 서로의 이익을 찾는 것이 정상이다. 노총은 임금을 많이 요구할 수있으며 경총은 적게 주려할 것이다. 협상을 통해 사회적합의를 얻어냄으로써쌍방의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법테두리내에서조정과 조언을 할 수 있으되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된다. 지금까지의 노사분규사태때 노조측이 불법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정부도 공권력이라는 힘을 불법 사용한 적도 많다. 이점에 대해서는 정부도 법의 권위를 위해서 시정할점이 많다. 사용자측도 근로자를 진정한 기업의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고는 노사안정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기업경영에 관한 정보를 성실하게 공개하고 근로자들과 함께 기업의 장래에 대해서 고민하겠다는 자세를 가질때진정한 동반자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근로자를 인격체로 대우하고 세심한문제에까지 신경을 써줄때 근로자는 진정으로 기업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동반자관계 수립해야

근로자도 어떠한 경우라도 대화상대에게 예의를 지켜야한다. 노소의 위계를지키며 행동해야 대화가 가능하지 그렇지 않으면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 외부세력과의 연대를 끊고 대립구도를 타파해야 한다.

불법투쟁은 어떠한 경우라도 없어야 한다. 이는 공권력의 투입을 자초하는것이다. 노-사-정이 인간적이고 합법적으로 대처할때 노사대립은 사라지고산업평화가 이룩될 것이다.

지난달 30일 경총과 노총이 '산업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선언문'에서 밝힌 임금교섭의 자율화와 조기타결및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해소등이 실천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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