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은 39번째 '신문의 날'이었다. '독립신문'의 창간(1896년 4월 7일)을 기념해서 1957년에 제정한 우리 신문의 생일인 셈이다. 그동안 언론계는 거의해마다 새로운 표어를 내걸고 각오를 다짐해 왔다. 그 내용으로는 특히 언론자유·신뢰·엄정중립·봉사·질적향상등이 단골메뉴처럼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2년이 지나는 현 시점에서도 우리 언론의 현주소는 개혁과 변화의 물결이 비켜간 몇 안되는 치외법권 지역으로 남아있다.--아직 치외법권지역
물론 해마다 제정되는 '신문의 날' 표어를 눈여겨 보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내건 표어는 언론이 처한 시대상의 반영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언론자체의자기성찰과 더불어 풀어야 할 과제와 지향해야 할 바를 독자에게 약속하는다짐이기도 하다. 올해의 표어로는 공모를 통해서 '세계를 읽는 신문 미래를보는 국민'이 채택되었다.
그렇다면 신문은 정부가 연초에 밝힌 '세계화'라는 국정목표를 실천해서 국민들의 미래를 담보해 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신문이 국민의 미래를 위해 세계화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 자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새삼 다짐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오늘날의 우리 사회가 우물안의 개구리처럼허구속에 안존해 있으며 불신과 불화의 현실속에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시대상의 반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더구나 '정보'가 식량이나 에너지의 단계를 넘어서 가장 큰 자산 개념으로등장한 오늘날의 정보화시대에서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매체환경의 변화속에서도 정보제공(보도적 기능)과 의사표시(지도적 기능)를 통해여론을 형성해서 사회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신문의 진정한 역할이라할때 방송매체의 사실성과 속보성에 뒤지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 신문이 과연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가하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역할 제대로 하고 있나
물론 제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때때로 어떠한 상황의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 한계를 느끼거나,결단력이 부족해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자기 자리나 위치를 벗어났을 때 우리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본래의 자기 모습에서 떠나있기 때문이다. 만약 제자리를 벗어나서 지나치게 자기열등감에 빠졌을 때는결국 자신을 파멸시키게 되지만, 너무 자기우월감 쪽으로 치우쳤을때는 자기파멸 뿐만아니라 남까지 함께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오늘날의우리 신문은 정녕 제자리를 지키면서 자기 본분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그동안 오랜 세월속에서 권·언유착의 이해관계를 통해 현실적인 자기우월감속에 안주해온 우리 신문의 구조적 모순은 이제 자유경쟁을 빌미로 앞장서서사회까지를 온통 상업주의의 늪으로 끌고가고 있다. 하나의 예를들어, 우리는 국민의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 더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증면경쟁이 필수적이라는 신문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신문인지 광고인지 모르겠다'며 하루에도 3백만부 씩이나 발송직후 배달되지 않은 채 쓰레기로 버려지는 부피만 커진 오늘날의 신문 현실을 개탄하고 있을 뿐이다.--국민에게 희망을
또한 이제는 '엄정중립'이나 '불편불당'과 같은 객관주의 내지는 형식적 중립주의가 보도의 기준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정보화시대로 접어든 오늘날 독자들이 요구하는 정보 역시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변화해 가는 시대와 사회의 요구를 먼저 읽고, 독자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사회에 무엇이 유효한지를 미리 헤아려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 신문은 시대적 요구에 걸맞도록 사회의 갈등과 부조화를 조정과 협력으로 극복시켜서 세계화로 선도함으로써 미래를 보는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진정한 제자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