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대자연환경보존회'란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어느정도 관심있는 사람들도 명칭 그대로 많고 많은 환경보호단체 가운데 하나겠거니 하고 말 것이다.그러나 이 회는 환경보호단체 가운데는 대구서 처음으로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단체다. 92년 당시 한 지역아파트내 살고있는 주부 4명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가정에서부터 생활환경운동을 펼쳐보자면서 시작한 모임이다.*가정에서부터 출발
지금은 회원수가 2천명을 넘어섰다. 회장을 불국사 부주지로 있는 성타스님이 맡은 관계로 자연 불교신자 회원들이 많지만 종교에 구분없이 회원들을맞고 있다. 환경운동을 하는데 구분을 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원로교수를 비롯,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은 각계인사들을 고문과 연구위원·자문위원으로 모신 것도 되도록이면 폭넓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회장이 성직자인 관계로 실질적 대외업무는 윤녹경부회장이 맡다시피 하고있다. 이들은 지난 3월7일부터 대구 수성구 한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95대자연 사랑한마음 대행진'행사를 펼치고 있다. 6월30일까지 계속될 이 행사는매주 토·일·월요일을 제외하고 주4일씩 열리고 있는데 자원 재활용품과 매립 폐기되어야 할 가정쓰레기의 분리배출을 생활화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우유팩·폐건전지·폐전화카드·음료수캔·노트스프링·전구·형광등·스티로폴·플라스틱류·요구르트병·PET병등 11개품목을 5~10개이상 가져오면 재활용 빨랫비누나 장바구니로 교환해 준다.
박찬석경북대총장이 연맹장으로 있는 그린스카우트 대구광역시 연맹·대구지방환경관리청이 주관하고 한국자원재생공사와 한국폐기물학회 대구경북지부가 후원으로 나서서 자못 의욕이 컸으나 기대만큼 시민들의 참여가 적음을아쉬워하고 있다. 홍보가 덜 된 탓도 있겠지만 문민정부의 큰업적 가운데 하나로 꼽힐 쓰레기종량제를 틈만 있으면 PR해대던 시장님과 구청장님들조차얼굴한번 안 내비치니 관계공무원들의 협조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시민관심 기대이하
물론 이번 행사는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쓰레기종량제가 실시되기도 전인 작년9월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실시, 3년간재활용품 매각으로 12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부천시 원미동도 다녀왔다.재활용 품목에도 들지않는 박카스병류는 1㎏에 10원하는데 병꼭지 알루미늄테두리를 제거한뒤 색깔별로 구분해 팔면 70원을 받는다면서 부녀회장이 남편과 함께 가위를 들고 제거작업하는 모습을 보고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도한다.
종량제실시후 재활용품 수거를 위해 대구시내 각 구청마다 1개소씩 설치한중간하치장도 기대를 걸고 가보았다. 그러나 중간하치장을 둘러본 순간 '어쩌면 행정이 이렇게도 시민을 우롱할 수 있나'싶어 분노에 떨었다.가정에서 아무리 재활용대상품을 5개종류별로 구분해 내놓아도 우선 요일별로 품목을 정해 수거해가지 않고 있으니 하치장에서는 뒤죽박죽 섞일수 밖에없었다는 것. 나중에 따로 인부들을 시켜 분리한다는 설명도 신빙성이 적었고 하치장 주변에 늘어선 폐지·고철등을 취급하는 폐기업자들의 점포가 유난스레 눈에 거슬렸다고 했다.
*하치장서 뒤죽박죽
만에 하나 담당공무원과 업자들간의 뒷거래가 이루어 질경우 그 부정의 규모는 엄청날 것이란 추측은 당연한 것이다.
재생화장지를 만드는 우유팩의 경우도 처음엔 1㎏에 1백원씩 했으나 수요가줄자 60원으로 떨어졌다가 최근에야 65원으로 올랐다고 한다. 관공서, 공공기관등에서만이라도 재생화장지 구입을 우선 해주면 모처럼 일기 시작한 재활용품사용운동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거창한 구호만 내거는 환경운동보다 소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생활환경운동의조용한 혁명에 주부들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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