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판 확보"…차선의 카드

민주당의 이기택총재가 12일 대구지역의 무소속및 야권각정파들에게 '야권무소속단일후보'를 만들어 민자당에 대항하자고 전격제의했다. 정가는 이곳에서의 민주당실정을 감안할때 다소 예상된 것으로 보면서도 그 배경과 의도,실현가능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이총재의 이같은 제의배경에 대해서는 우선 이 지역에서 마땅한 민주당후보도 찾기 힘들뿐아니라 또 설령 내세운다하더라도 승리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무리수를 쓸 경우 자칫 야권분열로 민자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을 것이란 짐작이다.

그러면 왜 이총재가 대구지역에 국한, 이같은 제의를 한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정가는 이총재에게 있어서 대구경북지역의 중요성때문으로 보고있다. 이곳의성공여부가 그의 향후 당권및 대권전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것은 명약관화하다.

문희상총재비서실장도 "이곳은 그의 실질적 고향으로 여기의 정착여부가 이총재의 향후 정치적 장래에 매우 긴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따라서 민주당후보가 아니라면 민주당이 미는 후보가 당선되어 최소한 이지역에서 발판은 마련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왔을 것이라는게정가의 추측이다. 어떤 의미에서 차선의 궁여지책이다.

정가에서는 이총재의 이제의가 나오자마자 그러면 누구를 염두에 두지 않았겠느냐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그는 확실한 야권성향의 인사여야한다고못박고 있지만 무게가 실린 편은 아니다. 그의 주변에서는 문희갑전청와대경제수석일것이란 말도 있다. 사실 이총재는 그간 문씨를 몇차례 만나는등 나름대로 공을 들여왔으나 설득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리에서 문씨는 나중에라도 민주당을 돕겠다는 식의 정치적유연성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총재구상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출마를 선언한 야권및 무소속후보들이 하나같이 '자신으로의 단일화'만을 고집하며 부정적인 시각이다. 결국 이총재의 말은 허공의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실제적으로 이총재는 단일화작업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또이 문제는 이곳의 야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적극개입하겠다는 뜻이 없음을 밝혔다. 자신의 제의는 5월초 민주당 공천완료시까지 유효하다며 시한을설정, 여의치 않을 경우 민주당후보를 낼것임을 시사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이후에 특정무소속후보를 밀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일부 무소속후보들의 경우 그와 끈을 만들려고 시도한다는 얘기들로 나돌고있다.

한편 정가에서는 이총재의 발언이 반민자단일후보를 추진하려는 일부 세력들의 시도를 촉발시킬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기는 하다. 〈김성규·이헌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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