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94년5월. 미뉴멕시코의 로스알모스 국립연구소 한 회의실. 대형 스크린앞에 컴퓨터가 북핵시설 이미지를 능숙하게 그려냈다. 과학자들은 여러종류 무기로 북힉시설을 공격하는 시물레이션을 시작했다. 미공군기들은 핵낙진없이 북핵시설을 정확히 공격하는 가상공습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94년 가을. 미국방부와 오마하의 연구소에 핵전략담당 장성들이 극비리에 모였다. '님블 댄서(날렵한 춤꾼)'란 암호아래 진행된 이날 워게임 참석자들은 걸프지역과 한반도에서의 동시전쟁놀이를 했다. 한반도 상황은 김정일의 화학무기 선제공격. ▲천만다행하게도 이 두번 모임은 모두 '게임'으로 끝났다고 워싱턴포스트지는 최근 보도하고 있다. 북한이 영변이외 다른곳에 핵무기를 감추어 두었을 경우 대처방안이 마땅치 못했다. 화학무기엔 ICBM으로 대응할수도 있으나 그럴려면 중국영공을 통과해야만 했다. 모두 전면 핵전까지각오않고는 승리를 확신할수 없었던 것이다. ▲재래식 전쟁의 경우 인명피해는 1백만명이상될것인데 끔찍하게도 미군 피해만 8~10만명으로 예상됐다. 경제적 손실은 무려 1조달러나 될것으로 추산됐다. 그래서 카터의 방북으로 분위기를 가라 앉혔다는 것이다. 참으로 고마운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것은 당사자인 한국엔 이러한 워게임을 어느정도 알려주었나 하는 것이다. WP지기사엔 페리미국방 고위보좌관들과 중진상원의원, 핵전문가들만 등장할뿐이다. 6천만이 넘는 한국민 운명이 워싱턴 지하벙커의 보턴작동 하나에 달려있다면 너무나 비참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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