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진헐뜯기로 급부상

지난해 11월중간선거 이전만 해도 소수당인공화당의 원내 수석부총무에 불과했던 뉴트 깅리치 미하원의장이 미국 공식서열상 대통령,부통령에 이은 3대 서열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미 비즈니스 위크 최근호는 이 대답을 네덜란드의 영장류 동물학자인프란스 드 발의 저서에서 찾고 있다. 여러 침팬지 그룹을 통해 어떻게권력을 얻고 또 잃는지 연구한 이 저서의 '돌깡패'같은 침팬지가 바로깅리치라는 것.

더구나 깅리치의장은 드 발의 '챔팬지 정치학:원숭이들 사이의 파워와 섹스'라는 저서를 초선공화당의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추천하기도 해비즈니스 위크의 분석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드 발은 3개월 동안 '루이'라는 야심찬 침팬지와 '예로엔'이라는 기존 리더 침팬지사이의 권력투쟁을 분석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루이는 예로엔의 지지자들을 처벌하고 당연히 보여야 할 예로엔에 대한예우를 거절하고 철저히그를 조롱함으로써 부하 침팬지들에게 자신을과시했다.

침팬지사회로부터 그가 배운 파워의 비밀은 간단하게 말해 전략적 제휴를 형성하고 이것을 방해하는 세력에 강한 심리적인 공격을 가함으로써 파워를 획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깅리치의장이 짐 라이트 전하원의장을 공격할때 쓰던 전략.그는 1년이상 짐 라이트와 동맹을 구축하면서 짐 라이트의 윤리문제를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의 캠페인은 짐 라이트가 압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효력을 발휘해, 89년 짐 라이트가 의장직에서 사퇴하자 그후 깅리치는 공화당내 주요세력으로 부상했다.

침팬지 루이의 부하들 처럼 모든 사람들은 승자인 깅리치를 좋아했고언론들도 그의 도발적인 목소리를 즐겨 다루었다.

깅리치가 루이의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은 84년부터. 당시 의회초년병에 불과하던 그는 당연히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가 택한것이 '건수'만 잡히면 말이 되든 안되든 의도적으로 중진들을 헐뜯는 '조스수법'. 당시 토머스 오닐 하원의장이 "32년 의정생활에서 저런저질녀석은 처음이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

그러나 드 발은 깅리치의 응용사례를 경고하고 있다. 새로운 하원의장이 노골적인 공격보다는 평화유지와 동맹형성에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닮은 꼴'인 루이의 최후가 참담했기 때문.드 발의 연구가발표된 후 축출된 예로 엔이 강력한 젊은 침팬지들과연합, 루이를 기습공격하여 잔인하게 죽였던 것이다.

이를 알기나 하듯 깅리치는 최근 신랄하던 '독설'을 중지했다. 이달초 방송인터뷰에서 "이제는 의장답게 보다 신중하게 행동하고 말조심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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