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어른보다 바뀌어진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한다. 그런 만큼 환경변화의 스트레스도적고 생활의 적응도 아주 순조롭다. 연령이 낮으면 낮을수록 이질 환경을 쉽게 극복하고 적응한다. 살아 숨쉬는 식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질 환경이란 생명환속에서 태어나 살아온 장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온 새로운 생활의 장을 의미한다. 그런데 식물을 옮겨 심는 경관꾸미기 사업에서는 어린 나무보다 어른나무를 즐겨 쓰고 있다.매년 봄날로부터 오뉴월에 걸쳐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다. 어른나무는 큰 뿌리를 조금 남기고 잔뿌리를 깨끗하게 잘라 베인채, 새끼줄에 꽁꽁 동여 매이고 지상의 줄기나 잔가지도 말끔히 전지되어 실려온다. 그리고 파놓은 구덩이에 심고 물을 듬뿍 준다. 나무는 죽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나무 꼭대기 잎부터 시들기 시작한다. 고엽현상은 서서히 나무아래로내려와 식물의 대머리 현상을 보인다. 뿌리, 줄기, 가지 등이 절단되면서 생기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여 식물은 혼신의 호흡을 하며, 그 에너지를 얻기위한 광합성도 열심히 한다. 광합성 공장(엽록체)은 충분한 물을 필요로 하지만, 뿌리는 상처투성이, 거기에다가 잔뿌리마저 거의 없으니 수분공급은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에너지 생산공장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결국 에너지원(탄수화물)은 부족하다. 겨우 수분을 흡수하더라도 물을 나무 꼭대기까지 빨아올릴 힘(팽압)도 없다. 서서히 나무 꼭대기의 공장부터 폐쇄해야 한다. 그래서 점점 식물대머리가 되고,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마침내 고사한다. 어린나무가 아닌 어른 나무를 옮겨 심는다는 것과 반생명적 이식방법에서 기인한다.기름진 땅,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그런 팔공산 어느 한모퉁이에서 살아온 30년생의 느티나무를 시내 공원수로 옮겨 심었을 때, 느티나무가 겪는 고충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한 그루의 어른 나무 대신, 대량의 어린 나무를 이용하여 공간꾸미기를 해보자.〈계명대 전임강사·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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