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맥나라마 회고록 미 참전용사 "분노"

"미국의 베트남전 장기 개입은 끔찍한 실수였다"는 로버트 맥나마라 당시 미국방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을 분노케하고 있다.베트남전에 작전장교로 참전한 해리 서머스 퇴역 중령은 "베트남전에서 많은사람이 잘못을 저질렀다. 그러나 맥나마라는 진실을 알고도 숨겼다"면서 "그는 자신의 명령에 따라 참전한 남녀병사를 저버렸으며 미국인 모두를 배신했다"고 비난했다.맥나마라전국방장관은 케네디대통령과 존슨대통령의 행정부에서 미국의 베트남전 전면개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으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11년이나 끌었던베트남전은 사실상 '맥나마라의 전쟁'으로 간주되고 있다.그는 최근 '회고:베트남전의 비극과 교훈'이라는 책에서 60년대 중반에 베트남전은 승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이 점을 밝히지 못한채 계속 병력을전장에 보냈다고 말했다. 맥나마라는 이처럼 침묵을 지키게된 이유중 하나는미국이 유약한 모습을 보일 경우 소련이 용기를 얻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설명했다.

그러나 전장에서 친구나 자신의 다리, 눈, 또는 순수한 마음을 잃었던 사람들에게 '다 내탓이오'하는 맥나마라의 후회는 뒤늦을뿐 아니라 공허한 말에불과하다는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67년 전장에서 눈을 잃고 베트남참전 실명용사협회를 창설한 존 세일스씨는 맥나마라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모든 사람을 모욕하는 것"이라면서 "전쟁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가도록 한 것은 맥나마라와 그 무리들"이라고 분노했다.

제임스 브레지 미재향군인회장은 맥나마라의 회고록이 전쟁과 참전 병사들을구분해야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주었다면서 "우리는 조국을 위해 봉사했으며 그같은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가 우리에게 절실한 것을 채워주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맥나마라는 "지난 68년 국방장관직을 물러난 뒤 그같은 실수를 밝혀야할 도덕적 의무가 있었다"고 말하는 비판자들에게 직접 답변은 주지 않은채 다만회고록이 '속죄록'은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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