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교섭 임협타결 확산

일부 대기업에서 비롯된 노사화합의 다짐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확산 조짐을보이고 있다. 이같은 화합의 목소리는 본격적인 임금협상철을 앞둔 시점인데다 지방선거, '제2노총 건설'등으로 올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많은 가운데 나오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노사불이'를 주장하는 최근의 이같은 움직임은 교섭없는 임금협상 타결과화합의 결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동선언 등의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교섭없는 임금협상 타결은 지난 11일 동국제강에서 비롯돼 삼성전자가 뒤따르고 있다. 동국제강은 노사화합을 위해 사용자측과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에서 노조위원장이 "교섭없이 임금인상폭을 타결짓자"며 구체적인 인상폭을제시하자 사용자측이 이를 즉석에서 받아들여 유례없는 무교섭 임금타결을성사시켰다. 이어 삼성전자 역시 17일 열린 비슷한 성격의 행사에서 노조격인 한가족협의회측의 무교섭 임금타결 제안을 회사측이 수용하는 방식으로동국제강의 선례를 따랐다.

이들 업체의 무교섭 임금타결 과정을 지켜보며"사전 각본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많았지만 임금협상과정에서 수개월을 끌어가며 낭비한 시간과비용이 너무 컸다고 느낀 많은 기업인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크게 반기며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전자 노사는 지난달 25일 서울 계동의 그룹사옥과 경기도 이천 공장을연결하는 노사합동 성화 봉송식을 거행하고 노사화합의 새로운 문화를 개척할 것을 결의했다. 노사가 함께 화합을 상징하는 성화를 봉송한다는 특이한아이디어에 많은 이들이 호기심어린 눈길을 보냈으나 이 회사 노조는 이 행사가 '쇼'가 아니란 것을 입증하려는 듯 노조간부 1백여명이 모델로 출연,생산성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각 언론매체에 게재하기도 했다.

같은 날 현대건설 역시 노사화합을 다짐하며 임직원들이 계동사옥을 둘러싸는 '인간띠 잇기'행사를 벌였으며 현대정공과 현대자동차는 노사화합을 위한 체육대회와 문화행사 등을 잇따라 개최해 모처럼 그룹 전체가 화기애애한분위기다. 현대는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자동차 노조를 비롯한 상당수의계열사 노조가 '합리적 노동운동' 노선을 추구키로 하고 강경성향의 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합(현총련)을 탈퇴한데다 이같은 화합분위기가 확산돼 올해의 노사관계는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지난 11일 협력사와 함께 화합을 다지는 행사를 노사공동으로 개최했으며 LG화학은 지난 3일부터 각 사업장별로 노사화합 다짐대회와 가두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코오롱은 벚꽃축제와 체육대회, 등산대회 등 노사화합을 위한 각종행사를 오는 6월까지 개최키로 했다.

사회적인 파급력이 큰 대기업이 화합의 분위기를 선도해나가자 중소기업들과지방기업들에도 이같은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노사 한가족 선언대회'를 개최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양과 형태에서는다소 차이가 있지만 점차 많은 기업으로 노사협력의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은회사가 잘돼야 종업원도 잘 살 수 있다는 점을 근로자들이 체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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