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4.19혁명과 남은 과제〉

4·19는 우리에게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있어야 하는가. 5·16군사쿠데타이후30년이나 계속된 군부집권동안 그것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퇴색변조되고호칭조차 의거로 격하됐거나 그나마 무시돼왔다. 그때의 거사가 있은지 35주년, 4·19는 역사와 교과서에 혁명이란 이름으로 제자리를 찾았고 4·19묘역은 국립묘지로 정당한 위상을 가지게 됐다. 우선 민족의 통일과 국가의 민주화를 염원하며 청춘의 꽃다운 나이에 거룩하게 목숨을 던진 4·19영령들에게송구한 마음 다소나마 면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이 시점에서 그같이 혁명의 외형적 위상을 되찾은 것만으로 시대적소명을 다한것으로 간주해 버릴 수 없는 까닭이 도처에 남아있음을 반성하지않을수 없다. 4·19의 역사적 평가에서 이를 흠집내는 온갖 사회적 움직임이갈수록 요란해지고 4·19혁명의 궁극적 목표라 할수있는 민주통일국가건설에아직도 많은 장애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4·19를 미완의 혁명으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겠지만 이같이 잘못된 역사적 평가를 바로잡고 이땅에민주통일을 달성하는 과업이 남겨진 4·19의 과제라 할 것이다. 4·19에 대한 정당한 역사적 평가는 역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이며 4·19의 남은 과제를 완결짓는 것은 역사를 정통성위에 바로세우는 작업이기도 하다.최근 우리사회일각에서 4·19혁명이 독재자로 몰아낸 이승만전대통령과 4·19의 결과를 군사쿠데타로 뒤엎은 박정희전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란이름으로 이들을 미화하는 움직임은 충격적이지 않을수 없다. 역사는 부정할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그들의 집권과정과 집권기간을 통해 공은 공대로과는 과대로 객관적으로 정당하게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한부분의 잘못이 있다고 전부 잘못된것으로 보는것도 옳지않고 어느 한 부분이 잘했기때문에 전부를 잘된것으로 보려는 태도도 부당한것이다.

이승만독재가 국가권력의 정통성을 훼손했고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역시 국가권력의 정통성과 역사의 정체성에 큰 흠집을 낸것만은 분명하다. 이로인해역사의 진보를 저해한 사실을 그냥 덮어버린다면 긴 흐름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미아가 되고 말것이다. 국가민족의 정체성과 정통성이 상실된다면 그 역사는 부끄러운 역사가 되고 그 민족과 국민은 자존심을 가질수 없다. 역사적인물에 대한 재평가작업은 분명 후인의 몫이다. 요즘 우리사회일각에서 일고있는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작업이 그런 맥락에서 수용될수 있다. 그러나 역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분별치못한채 지각없이 미화하는 행태는 우리의 장래와 후손을 위해 크게 경계하지 않을수 없다.

'4·19' 35주년에 남겨진 역사의 과제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하며 심상찮은역사왜곡과 더불어 또다시 불법적 권력의 횡포가 나타나지 못하도록 정신을가다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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