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참히 찢겨진 건물…아비규환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 대폭발사고가 19일오전 발생하자 CNN, NBC등 미국의 주요방송들은 생중계로 시시각각 현장상황을 전달했고 AP등 주요 통신사들도 블레틴(최고 긴급뉴스)으로 계속 속보를 타전했다.TV생중계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시티의 9층짜리 건물은 마치 폐허처럼 절반이부서져 나갔고 많은 어린이들을 포함, 피투성이의 부상자들이 건물로부터 들것에 실려나왔다.

긴급구조요원들은 사고현장 길가에 임시로 세워진 긴급의료지원센터에서 부상자들을 정신없이 치료했고 어떤 구조요원은 자신의 상의를 벗어 이 옷으로부상자의 출혈을 막으려 노력하는 모습도.

오전 9시께 발생한 이 폭발사고는 현장에서 수십마일 밖에서도 굉음이 들릴정도의 대폭발로 알려졌고 모든 정황에 비추어 지난번 전세계를 놀라게했던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폭발사고를 능가하는 대형사고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같다.

특히 폭발사고로 참담하게 부서진 연방건물에는 미취학 어린이들을 돌보는시설이 들어있기때문에 많은 어린이들이 숨지거나 부상하는 참극을 빚기도.미언론이나 정부도 19일오후(한국시간 20일오전) 현재 정확한 사상자수를 공식집계하지못하고 있는데 언론기관마다 사망자수가 엇갈리고 있지만 시간이지날수록 사상자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백악관은 이날 낮 1시반께 특별 브리핑을 통해 사건개요를 1차로 설명하고 정부의 대책을 발표.

마이크 맥커리백악관대변인은 오전 10시반께 클린턴대통령이 사고내용에 관해 첫보고를 들었다고 밝히면서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연방긴급관리청,알코올·담배·총포단속국, 연방관리청등 유관기관들이 총동원돼 피해자 구호대책, 범인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

파네타 백악관비서실장은 매시간마다 클린턴대통령에게 사고와 관련된 진전상황을 보고하고 있는데 백악관측은 유관기관간 긴밀한 유대와 업무협조를위해 백악관내에 소규모 실무대책반을 구성.

맥커리대변인은 범인에 관한 질문에 대해 "현재로선 범인을 알수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유보.

그러나 중동지역 테러리스트가 이번 사고에 연루된 것이 아니겠느냐는게 미언론들의 일반적인 시각.

○…19일 폭탄테러가 발생한 오클라호마시티 중심부의 관공서 건물은 유리와대리석의 깨끗한 외장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건물 절반이상이 파괴됐으며 불길과 연기가 하늘로 뒤덮는 등 내전의 참화를 겪고 있는 사라예보나 베이루트 시가지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이 건물주변은 평소 많은 사람이 통행하는 번화가였으나 순식간에 시가전이벌어진 전쟁터를 방불케했으며 겁에 질린 많은 사람들은 황망히 피할곳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이번 폭발은 수십 ㎞ 떨어진 곳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고 또 유리파편들이6블록이나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는 등 매우 강력한 것이었으며 이 때문에 건물의 한쪽면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폭발당시 건물내에 있었던 일부 사무직원들은 피를 흘린채 비틀거리며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또다른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건물파편더미속에 파묻혀 있다.

○…오클라호마시에는 시신들이 보도에 널려있고 건물에 깔린 부상자들의 비명으로 아비규환의 상태.

사고가 발생한 알프레드 머레이 연방건물은 오클라호마시 로빈슨가 5번지에위치한 9층 건물로 기밀국, 마약단속국 및 주류·담배·화기국등 연방기관및 탁아소가 들어 있다.

현재 1세에서 7세까지의 탁아소 어린이 40명중 20명은 실종된 상태다.한편 사건발생일자가 2년전 사교집단인 다윗파의 방화자살사건 날짜와 일치해 두 사건의 관련성 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있다.

○…클린턴행정부는 미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져준 '오클라호마시 연방건물폭발사건'의 범인을 조기에 체포하겠다는 단호한 각오를천명했으나 19일저녁현재 범행동기나 용의자등에 관해서는 '수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를들어 일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한 지방방송이 "FBI가 20세에서 25세로 추정되는 남자 1명과 35세와 38세의 남자등 용의자 3명을 추적중이며 창문에 선팅을 한 갈색시보레 픽업트럭에 대한 검문검색령을 내렸고 그중 두명은 흑발에 수염을 길렀다"고 보도했으나 현재로선 그 진위가 분명히 확인되지않고 있다.클린턴행정부는 사건의 조기해결을 위해 미전역의 최고 폭약전문가, 수사관들을 대거 오클라호마시티로 급파했다.

클린턴대통령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리노법무장관은 △오클라호마에 FBI지휘본부를 설립했고 △4명의 FBI특별요원, 4개 FBI증거수집팀및 폭약전문가팀을 파견했다고 밝히면서 그밖에 보스턴, 시카고, 마이애미,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등 미전역에서 폭약전문가들이 속속 오클라호마시로 도착중이라고 설명.

또한 50명의 수사요원이 추가로 20일 도착하고 알코올·담배총포국의 전문가팀, 백악관경호실의 폭약전문가, 미육군의 폭약전문가등 모든 관련기관의 전문가들을 대거 파견하고 수사를 돕기위해 로봇까지 동원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클린턴행정부가 이번 사건을 어느정도 중시하는지를 엿볼수 있게했다.○…미오클라호마시의 연방건물 폭탄테러사건의 용의자로 주목받고 있는 단체중 하나인 '이슬람의 국가'는 19일 이번 사건 개입설을 부인했다.이 단체는 "'이슬람의 국가' 간부들이 이번 사건에 자신들이 개입돼있다는정보를 강력히 부인했으며 구조작업반들의 인명구조작업이 성공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사건발생후 한 오클라호마시 TV방송국에 이번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며 자신들은 '이슬람의 국가' 소속이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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