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가스 악몽'언제 끝나려나…

19일 요코하마역등에서 발생한 독가스사건은 '사린테러 악몽'을 재연시켜 일본인들을 다시 충격에 몰아넣었다. 피해자가 3백명을 넘은 이번사건도 점심시간 붐비는 역주변과 상가, 열차내에서 동시에 발생, 불특정다수를 노린 무차별테러의 일관된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범인은 오리무중이어서,경찰의 대대적인 옴교수색에도 불구하고 사린가스 살포범을 붙잡지 못한 불안속에 '테러연발'의 공포를 자아내고 있다.0…사건 제1보는 이날 오후1시5분전쯤, 요코하마역 JR역 사가미(상모)철도역을 잇는 지하연락통로를 걸어가던 20~30명이 갑자기 입과 코를 막으며 기침과 목통증을 호소하면서 일어났다. 가까운 주변상가의 관리인이 이상하게 생각해 즉시 경찰에 알렸고, 잇따라 역에 도착한 케이힌 도호쿠 전차내에서도악취가 난다며 승객들이 뛰쳐나왔다. 피해자들은 두통과 목통증 외에 안통과기침·구토등을 호소했으나, 사린중독과 같은 동공수축증상은 없는 것으로밝혀졌다. 승객중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배낭을 멘 검정복장의 수상한청년을 봤다는 등 일부 목격자도 있으나, 경찰은 아직 범인의 윤곽은 물론,현장에서 단서가 될 만한 물품을 발견치 못하고 있다.

○…이날 사건은 12명이 죽고 중경상자 5천여명을 낸 도쿄지하철 사린가스살포사건이 발생한지 만 한달만에 발생한 데다 그 보름전인 같은 요코하마인근 전차내에서 역시 악취소동이 발생한 적이 있어 경찰은 이들 사건도 동일범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지하철사건이 살인가스 사린 살포였고, 관청가를 노린 것과는 달리,요코하마 주변의 두차례 독가스사건은 전차내와 역에서 독성이 약한 가스를사용해 발생한 차이가 있음에 주목하고 있으나, 틀림없이 연관이 있다고 보고있다.

○…일본정부와 경찰·소방청·자위대등은 이번 사건에 전에없이 신속·대규모의 대응태세를 취해 잇단 독가스사건으로 신경이 곤두서있음을 보여주었다.

총리관저는 이날 사건 발생 20분후 경찰등 현장의 보고를 받고, 이가라시(오십람광삼)관방장관이 즉시 사린사건관련 15개부처 연락회의를 열어 정보수집과 대책마련에 나섰으며, 내각안전보장실도 간부가 긴급소집 됐다. 경찰은자위대에도 동시에 통보, 자위대는 타마자와(옥택덕일랑)방위청장관 지시로화학방호대를 현장에 긴급 파견하고 환자수송헬기·의사등을 대기시켰다. 이날 요쿄하마역 주변에는 수십대의 소방차와 구급차, 방독면을 준비한 구조대등이 대거 출동해 인력과 장비가 남아돌 정도였다.

○…이날 일부신문은 호외를 발행, 일본인들의 불안감을 반영했으며, TV·라디오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현장중계를 통해 속보했다. 이 때문에 70엔대에접어든 엔폭등 뉴스도 뒤로 밀렸다.

한편 경찰로부터 지하철 사린가스테러 범행단체로 사실상 단정받은 가운데한달째 대대적 수색을 받고있는 옴진리교측은 이날 즉시 "이번 사건과 전혀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경찰측도 "아직은 관련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고밝혀 옴교에의 강한 의혹에도 불구, 범행단체인지 여부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일본당국은 19일 낮 요코하마(횡빈)역 일대에서 발생한 악취는 2차대전당시 사용된 화학무기인 '포스겐'에 의한 것으로 규명됐다고 밝혔다.〈도쿄·김종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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