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탈수 없기 때문에 급우들이 함게 놀러갈때가 가장 싫다"고 말하는서광호군(21.전자계산학과). 딱 한번 급우의 노트를 빌린적이 있다는 서군은너무 힘들었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다. 정상인과의 경쟁관계를 의식한때문이다.지체장애 1급인 서군은 기숙사에서 강의실까지 급우들이 휠체어를 끌어주어야 이동할 수 있지만 수업을 빠뜨리지는 않는다.
서군의 등하교를 도와주는 같은과 정순구군(20)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장애자에게 도움을 주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기생활만도 바쁜것이 신입생이고 또 기숙사생활"이라 말하는 정군은 정상인과 장애자가 서로 도와가면서생활하기를 바란다. "학생들이 오히려 장애자들을 피한다"고 말한 정군은 자신도 대학기숙사에서 광호군을 만난뒤에야 이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정부가 장애자 복지시책으로 올해 처음 실시한 장애자 특례입학제도로 올해대구대엔 44명의 시각, 청각, 지체장애자가 입학했고 이들중 하양캠퍼스에서공부하는 24명이 모두 캠퍼스내 기숙사(비호생활관)에서 정상인 7백여명과함께 생활한다.
이곳 기숙사는 장애자들이 정상인들과 함께 어울려 서로 이해하고 서로의 역할을 하는 새로운 세계가 되고 있다.
광호군은 지난월요일 룸메이트인 문상준군(25.사회복지학과 3년)이 PC에 입력한 자료를 밤늦게까지 정리한뒤 먼저 잠든 문군을 깨우다 지쳐 휠체어에서밤을 새웠고 뒤늦게 이사실을 안 기숙사측은 당장 서군의 침대다리를 낮추기로 했었다.
도서관 사서가 되고싶다는 손정선군(20.문헌정보학과)은 뇌성마비다. 옆사람의 통역을 통해서야 겨우 이름을 알아들을 정도로 말할때마다 표정이 뒤틀리지만 눈은 소년처럼 맑다. 서울에서 일반고교를 졸업하고 담임의 권유로 입학했다는 손군은 "필기가 가장 힘들고 그래서 웬만한건 머리속에 노트한다"며 웃는다.
장애자 탁구대회에도 나갔다는 손희완군(20.문헌정보학과)도 지체장애 1급.알아듣기도 힘든 대답이 말문을 여는데도 한참 걸렸으나 자기에게 던져진 질문은 기어코 답변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지난번 속리산에서의 학과 MT에서산정상까지 올라갔었다는 그는 기자에게 탁구시합을 제의한다.기숙사생할이 겨우 한달남짓인데다 대체로 폐쇄적인 성격이라 아직은 식사도장애자들끼리 하는수가 많다고 말하는 권태호관장은 "일요일이면 장애자들이한데 어울려 운동할 수 있도록 함께 영천 실내수용장으로 간다"고 말한다.〈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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