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린마음...장애굴레 훨훨-현신혁씨

"감사하-암니다 영리임서 구-미관리-소--입니다"안동영림서 구미관리소 서무계 서기 현재혁씨(29.행정8급). 선천성 뇌성마비로 인한 어둔한 말씨에도 불구, 또렷한 눈초리로 민원인의 전화를 또박또박받는다.

현씨는 첫돌때까지 걸음을 잘 걷지못해 병원에 진료한 결과 뇌성마비로 판정받았다.

교직자집안에 3형제중 막내인 현씨는 국교4학년때까지 대구대부설 보건학교를 다니다가 정상학생 못지않는 실력으로 신암국교로 전학한 뒤 5, 6학년을줄곧 반장으로 지내기도 했다.

영신중에 다닐때는 전교에서 15등정도를 유지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나타냈던 현씨는 영남대 응용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방직공장, 아르바이트등으로 사회적응을 시도했으나 결국 장애자란 사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91년 3월 총무처에서 시행하는 행정직 공개채용에 합격하여 첫발령지인 안동 영림서 구미관리소에서 5년째 공직생활을 해오고 있다."장애자들 모두가 현실과 이상과의 격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장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정상인들에게 특혜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속에서 정상사회에 적응하고 맞춰 나가야 할 뿐입니다"업무를 추진하면서 말이 어눌하고 오른쪽 다리가 다소 불편하다는 이유로 인해 전화민원이나 처음보는 민원인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경우가 많으나정작 본인은 스스로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퇴근후에는 체력강화를 위해헬스클럽과 영어회화, 컴퓨터학원까지 등록하는등 강한 집념을 나타내 실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주위 동료들의 귀띔.

독실한 가톨릭신자(영세명 플라치도)인 현씨는 자신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나보다 더 불우한 이웃을 위해 헌신한다는 신념으로 대학때부터 중증 장애인들이 모여있는 경산 성락원을 매월 정기적으로 다녀오고 있으며 구미에 근무하면서 삼성원의 어린 원생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의 최대 목표는 장가가는 일"이라며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함박웃음을터뜨리는 현씨는 자신이 장애자라는 사실자체를 잊고 살아가는 건실하고 잘생긴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귀미.이홍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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