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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시립오페라단 걸음마단계

"인간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신이 존재함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극중 루나백작이 만리코를 처형하는 장면은 형제살인으로 보이지만 인류애적인면에서 모든 살인은 살인대상이 누구이든 형제살인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보여주는 것입니다"대구시립오페라단의 제6회 정기공연작 '일 트로바토레'(베르디 작곡, 21~25일 오후 7시 30분 문예회관 대극장)의 연출을 맡은 리샤르드 페리트씨(48)는"신의 존재방식은 상징적인 언어나 조명을 포함한 색채, 배경등을 통해 표현된다"면서 "특히 색채의 변화는 극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설명한다. 주조를 이루는 네가지 색깔은 검은색, 흰색, 붉은색, 황금색으로그것은 각각 지옥과 지순, 욕망, 영원을 나타내며 빈 공간, 벽, 나무, 수도원등의 구조물은 신이 만물에 내재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93년 '가면무도회' 연출때도 느낀 것이지만 대구 오페라의 경우 역량있는가수들이 많고, 무엇보다 한계를 느끼지 않고 끊임없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있어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페리트씨는 "교향악단이나 합창단의 규모, 가수의 역량,무대의 설비나 기술적인 측면등을 종합해 청중에게 본질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작품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셰익스피어의 '맥베드'와 같은 작품을 연출해보고 싶다는 그는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한계에 대해 "서구의 유명오페라단에 비해 걸음마 단계이므로 단점지적보다는장점을 부각시켜 도와주는 일만 필요하다"는 애정도 잊지 않았다.페리트씨는 폴란드 출신으로 바르샤바 대학과 바르샤바 국립극장학교를 졸업하고 바르샤바 국립극장, 포즈난 오페라하우스, 우찌 오페라하우스 연출가를역임했다. 현재 바르샤바 챔버 오페라의 연출가겸 페리트 오페라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며 90년 최고 오페라연출가상과 91년 폴란드 문화부상과 인물상을 받은 바 있다. 〈정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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