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십시오. 우리도 할 수 있잖습니까. 조금만 도와주면 이 높은 팔공산도오를 수 있습니다"30세에 두 눈을 잃고 몇 번이고 죽으려고 했었다는 박노철할아버지(71·경북청도군 풍각면)는 처음으로 팔공산 동봉에 올라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23일 팔공산에서는 올해로 네번째를 맞는 맹인등반대회가 대광맹인불자회 주최로 열렸다.
"산을 오르는 것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것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정상인들이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 계곡물과 바윗돌 하나가 우리에게는마치 강물과 산맥처럼 깊고 높습니다"
대광맹인불자회 회장 이재달씨(38)는 3시간여에 걸친 힘든 등반끝에 정상에올라 이렇게 말했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갑절이나 힘들어진 팔공산 등정길이었지만 계곡을 건널때마다 바지를 걷어붙이고 장애자들을 업어 건네주는 자원봉사자들로 인해시각장애자들의 등반길이 어렵지만은 않았다.
"도대체 보이지도 않으면서 왜 가는지 모르겠다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말할때는 스스로도 과연 이 길을 올라가야 하는가 회의를 품기도 했다"고 시각장애자 김원대씨(45)는 말했다.
내려오는 길에는 비로 인해 미끄러워진 길에서 시각장애자와 길을 안내하는자원봉사자가 함께 미끄러져 구르기도 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6시간이 넘는 산행을 마친 맹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하나같이 진흙투성이의 옷차림에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으로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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