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완다 내전-피의 보복 대학살 악순환

지난해 4월 중앙아프리카의 르완다에 불어닥친 '피의 대학살극'은 지난 22일 또다시 '토요일의 대학살'로 재연돼 전세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투치족정부군은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키베호난민촌에 수용된 후투족난민 8천여명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인종청소전'을 벌인 것으로 단일사건으로는 최악의 학살극을 기록하게 됐다.인구 8백만명중 85%가까이를 차지하는 다수족인 후투족과 나머지 15%의 소수족인 투치족간의 갈등과 유혈내전은 보복과 살육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지난해 4월 후투족의 주베날 하비야르마나 르완다대통령과 시프리엥 엔타리아미라브룬디대통령이 의문의 비행기추락사고로 숨진뒤 두 종족간의 인종내전으로 약 50만명에서 1백만명의 투치족이 후투족에 의해 살해됐다.3개월간의 내전에서 승리한 투치족의 르완다 애국전선반군정부는 지난해 7월 후투족인 비지뭉구대통령과 투치족의 반군지도자 파울 카가메를 부통령으로 하는 연립정부를 구성해 잠시 총성이 멎기도 했다.

그러나 투치족정부군의 보복을 우려한 후투족 2백만명이 이웃 브룬디나 자이르등지로 피난의 길을 떠나는 떠돌이 인생에 나섰던 것이다.다수족인 후투족에 대한 투치소수정부군의 두려움과 불안은 여전히 남아지난 22일 빗속에 '키베호난민촌의 대학살극'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투치족의 후투족에 대한 '뼈에 사무친 한'은 후투족의 하비야르마나대통령이 투치족학살을 위해 '죽음의 부대'까지 운영했다는 유엔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듯이 처절한 것이었다.

지난 63년에는 브룬디와 르완다국경지대에 근거를 둔 투치족이 르완다수도 키갈리를 공격하자 후투족은 1만~2만명의 투치족을 살해했으며 지난 90년에도 투치족의 반군세력결성으로 후투족에 의해 수천명의 투치족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양 종족간의 '인종학살극'은 지금까지 그치지 않고 대량의 인명을앗아가는 악순환을 거듭하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아프리카의 난제로 남아있다.

르완다의 끝없는 인종청소전은 이웃 브룬디는 물론 자이레등에까지 난민의 유입 등으로 정치적 불안마저 가중시키고 있는 형편이다.인구 2천만의 브룬디경우 다수인 후투족이 85%, 투치 소수족이 15%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십만명의 르완다난민들이 흘러 들어와 불안한 정정을 보여 시민들이 총과 칼등 호신용 무기를 구입,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후투족출신인 실베스터 엔티반퉁가냐대통령은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무장해제로 살육전을 방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실현성이 의문스러울 뿐이다.부룬디는 지난 93년 후투족의 멜치오르 누다다예대통령이 투치족지배군부에 의해 살해되고 10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비롯, 지난 72년이후 세차례에걸친 양 종족간의 정권교체에 따른 내전으로 30만명 이상이 희생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피비린내 나는 끝없는 인종대학살극은 언제 어디서다시 터질지 모르는 아프리카의 고통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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